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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9-06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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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인생 불법체류자에 인술 베풀려 하지만 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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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인생 불법체류자에 인술 베풀려 하지만 법이..."
부산 의료계와 종교계가 난치병에 걸린 캄보디아 출신 불법체류자에게 인술(仁術)을 베풀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으나 법의 한계에 부딪혀 좌절될 위기에 처했다.
부산에 본부를 둔 국제 의료봉사단체인 그린닥터스의 외국인진료소장인 인제대 의대 오무영 교수 등이 발벗고 나서 비자문제는 일부 해결했고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본인 부담금을 받지 않겠다는 병원도 찾았으나 건강보험 혜택이 부여되지 않기 때문이다.
30일 오 교수에 따르면 캄보디아인 석 생헛(SOK SENGHORTH)씨는 2006년 11월 산업연수생으로 입국했으나 2007년 9월 비자가 만료된 이후에도 국내 중소기업에서 일하며 불법체류하다 지난 5월 재생불량성 빈혈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이 병은 골수의 조혈모세포 이상으로 혈구 세포를 생성하지 못하는 것으로 단기적으로는 수혈로 연명할 수 있지만 지속적인 수혈은 간과 심장 등 다른 장기를 손상해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기 때문에 골수 이식 수술을 받아야 한다.
건강보험 혜택을 받아도 수술비가 1000만~1000만원이 들고 보험혜택이 없으면 전체 치료비가 1억원에 달해 불법체류하며 일자리마저 잃은 석씨는 사실상 시한부 인생과도 같은 처지에 놓이게 됐다.
석씨의 이 같은 안타까운 소식은 최근 그가 다니는 부산 신평로교회의 집사인 오 교수에게 전해졌고, 오 교수는 곧바로 부산출입국관리사무소 등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석씨가 국내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비자(GI)를 발급받도록 했다.이 과정에서 법무부는 불법체류에 대한 벌금 300만~500만원도 면제해준 것으로알려졌다.
또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사회봉사팀이 석씨의 체납 의료보험료 400여만원을 대납해주기로 했고, 고신대 복음병원 측이 골수이식 수술에 따른 본인 부담금을 받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석씨를 위해 헌혈 캠페인을 벌인 부산 신평로교회도 석씨에게 맞는 골수를찾기 위해 캄보디아 현지에 있는 석씨의 쌍둥이 남매를 초청하는 비용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각계에서 온정이 답지했다.
그러나 취업비자(E-9 등)가 아니라 G1 비자를 받은 외국인은 법적으로 국내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석씨를 위한 인술이 좌절될 위기에 처한 것.
오 교수를 비롯한 부산지역 의료계는 이에 따라 31일 오전 11시 부산 동구 부산시의사회관에서 법무부와 건보공단 관계자 등이 배석한 가운데 긴급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석씨를 30일 오후 고신대 복음병원으로 보내 골수 등에 대한 정밀검사를 받도록 했다.
석씨에 대한 인술을 진두지휘한 오무영 교수는 “우리나라에 일하러 온 외국인 노동자가 난치병에 걸렸는데 불법체류자라고 해서 치료도 해주지 않고 내쫓는다면 국제적인 망신”이라며 “석씨가 새 생명을 찾을 수 있도록 정부가 융통성을 발휘해야한다.”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또 “석씨 남매초청 비용 등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부산시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후원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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