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작성일 : 09-08-03 10:10
|
외국인 120만 시대
|
 |
 조회 : 1,016
|
외국인 120만 시대
현재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이 120만 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10년 전에 비해 3배 정도 늘어난 것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독일에서 귀화한 이참 씨가 한국 관광 공사 사장으로 취임하는 등 달라진 위상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일 민족이라는 범주에서 갇혀있던 우리 사회는 다소 혼란스럽기도 합니다.
다국적 다문화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 사회의 필요 충분조건은 무엇인지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공직사회에 신선한 바람이 불었습니다.
바로 귀화 한국인 이참 씨의 한국 관광 공사 사장 임명입니다.
보수적인 공직 사회에 입성한 그는 감격했습니다.
<녹취>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외국인 출신으로, 이방인 출신으로 고위직에 임명된 것은 정말 개인적으로 감동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씨는 듣기에 따라서는 아픈 소리도 했습니다.
<녹취>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제 경험으로 가끔 독일 국적 버리고 절반 이상 이 나라 위해서 바쳤는데. 여전히 ‘우리 사람 아니다.’ 왕따 당하는 기분 있을 때는 답답하죠.”
그는 곧바로 예외적인 경우였다고 톤을 바꾸었지만 단일 민족으로 대변되는 우리 사회의 폐쇄성을 지적한 것입니다.
서울시 종로구 창신동.
산재로 치료를 받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사는 곳을 찾았습니다.
그곳에서 1년 전 사고로 발 한쪽을 잃은 네팔 출신 라이쿠스씨를 만났습니다.
그는 자신이 번 돈 절반을 수술 3번하면서 치료비에 사용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라이쿠스 (네팔/이주 노동자):“(2년 동안) 2천만 원 벌어서 내가 수술을 할 때 왔다 갔다 병원비도 제가 한 천만 원 있어요.”
회사에서 위로금 한 푼 받지 못한 서운함은 열악한 노동 환경에 대한 원망으로 이어집니다.
<인터뷰> 라이쿠스 (네팔/이주 노동자):“한국 나라는 좋은데 휴먼 라이트(인권)가 조금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주 노동자의 열악한 노동 현실은 쉽게 들을 수 있는 얘기입니다.
<인터뷰> 잔다르 아지트 (스리랑카/이주 노동자:“일 많이 힘들어. 7시 반부터 12시까지. 많이많이 힘들어.”
지난 6월말 기준으로 현재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수는 115만여 명으로 120만 명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양적인 팽창이 일어나면서 직군도 교수부터 단순 노무직까지 다양해졌습니다.
방글라데시 출신 마붑 씨는 한국 장편 영화 두 편에 출연한 당당한 배웁니다.
그가 출연한 반두비라는 영홥니다.
물건을 사고 잔돈을 받으려 손을 뻗지만 점원은 물건 위에 잔돈을 놓습니다.
<인터뷰> 마붑 알엄 (방글라데시/영화 배우 겸 감독):“저처럼 생긴 사람들 무시하는 거 맞아요. 저도 많이 당해봤고요. 아직까지도 많이 당하고 있어요. 길거리 가다가나 아니면 누구 만날 때 이유 없이 반말하는 경우도 있고 나를 괜히 무시하는 것도 있거든요.”
마붑 씨는 이주 노동자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한국인과의 소통을 위해 4년 전부터 이주 노동자 영화제를 열고 있습니다.
<녹취>“제 4회 이주 노동자 영화제 개막을 선언합니다.”
올해 주제는 ‘짬뽕이 좋아’.
민족의 다양성 국적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길만이 맛있는 짬뽕의 첫 걸음이라는 것입니다.
<인터뷰> 마붑 알엄 (방글라데시/영화 배우 겸 감독):“삶의 다양성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다양성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 거잖아요. 하지만 이미 한국 사회에 많은 사람들이 섞여 있고 다르게 나가고 있는데요. 문화 다양성 섞이는 마음을 열고 사람 다 똑같구나. 이렇게 이해 할 수 있는 작업들을 하고 싶죠.”
이처럼 그동안 수동적이었던 외국인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주 노동자들 스스로가 한국에 이주한 모든 외국인들을 위해 만든 이주 노동자 방송국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간단한 한국어 강좌부터 외국인 노동자 관련 다큐멘터리 제작, 그리고 한 달에 한번 주요 뉴스를 10개 국어로 제작해 방송합니다.
<인터뷰> 미누 (네팔/이주노동자의 방송 영상제작팀장):“못 사는 나라에서 온 못 배운 사람들로만 여기고 대하고 이런 것들 때문에 억울했고 그걸 사회적 인종 차별이라든지 이런 차별하는 인식을 없애기 위해서 미디어 선택한 거고...”
<인터뷰> 아웅틴툰 (미얀마/이주노동자 방송 미디어교육팀장:“같이 어울려서 사는 사람이다 보여줄 수 있는 건 우리가 직접 나서서 이런 이야기 하면서 한국 사회 우리가 같이 변화해 가야 되지 않을까”
정부 지원도 끊겨 모든 것이 어렵지만 그래도 자신들의 얘기를 할 수 있기에 오늘도 뉴스 멘트를 힘차게 읽어내려 갑니다.
무료 진료하는 날입니다. 외국인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려는 노력은 일부 종교단체와 열린 마음을 가진 개인들처럼 민간 부분에서 활발히 나타납니다.
한국 생활 4년째인 베트남 출신 조아라씨는 최근 베트남 방송을 위성으로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인터뷰> 김창원 (경북 안동):“일단은 TV있으니까 덜 심심해하죠. 내가 들에 가버리거나 나가면 혼자 있어야 하는데 TV 보고 있으면 외로움이 덜 하죠.”
조 씨가 베트남 방송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일명 ‘안테나 맨‘ 이라 불리는 이시갑씨 덕분입니다.
집을 둘러싼 위성 안테나 수만 85개.
집 전체가 위성 안테나에 파묻혀있습니다.
<인터뷰> 이시갑 (안테나맨/경북 영주시):“네 그런 셈이죠. 저는 안테나라고 생각 안하고 예쁜 꽃이다 라고 생각해요.”
바로 이 예쁜 꽃인 위성 안테나를 이주 여성들에게 달아주는 것입니다.
<인터뷰> 이시갑 (안테나맨/경북 영주시):“시골지역에 특히 이주해서 오신 분들이 많이 계시니까 그 분들 나라의 방송을 깔아 드려서 그분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나 그런 걸 달래 드릴 수 있는 방향을 찾아보자 해서...”
동아리 회원들의 회비 등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이주 여성들의 부담은 전혀 없습니다.
베트남 방송을 보면서 밀려오는 향수는 어느 정도 달래보지만 조아라씨 부부의 고민은 여전합니다.
바로 조 씨의 한국어 능력입니다.
기자의 간단한 질문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합니다.
<녹취>(기 자) “베트남 계실 때 보신 방송이에요?”
(조아라씨) “.....”
(김창원씨) “베트남에서도 이 TV 봤냐고?”(김창원)
(조아라씨) “좋아요.”
기본적인 어휘에 그치다보니 무엇보다 2세 교육이 큰 걱정이라고 합니다.
<인터뷰> 김창원 (경북 안동):“말을 아주 늦게 배워요. 세호도 세 살인데 말 제대로 못하거든요. 그게 가장 큰 문제거든요. “
실제로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느끼는 혼란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박순용 (연세대 교육학 교수):“성장과 동시에 자신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되고 이런 다름이 가정에서부터 기인됐다는 걸 알게 되죠. 그래서 비단 언어습득뿐만 아니라 가정 문화 이런데서 차이가 가령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적인 지식과 차이를 보일 때에 아이는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부부가 자주 만난다는 또 다른 다문화 가정을 같이 방문해봤습니다.
<녹취>“아기 예쁘네. 이리와봐.”
다과를 준비하고 상을 차리는 것 까지는 여느 집과 다를 바 없지만 찻상 위의 대화는 예상대로 따로따롭니다.
오해가 생길 땐 어떻게 대처를 할까?
<인터뷰> 최정렬 (경북 안동):“가끔가다 안 좋은 일 있으면 오해를 못 풀어요. 대화가 안 되니까 바디 랭귀지로... 그 당시에 순간순간 마다 잘 안돼서 그렇지!”
<인터뷰>김창원 (경북 안동):“부부싸움 할 때 신랑은 한국말 하고 부인은 베트남말로 하고 그런 거죠. 서로 답답하니까. 자기네 나라 말로 하는 거지 자기 속에 있는 거 다 꺼내는 거지.”
그러나 12만이 넘는 다문화 가정에 있어서 소통의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인터뷰> 한상길 (단국대 교직교육학 교수):“서둘러서 결혼하다 보니까 언어 소통이 부족하고 그걸로 인해서 의사소통이 되지 않으니까 큰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런 것들은 바로 개인 가정 보다는 그 이주 여성들이 사는 지방자치단체가 해결해 줘야 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지역 사회의 따뜻한 관심도 한국 거주 외국인들의 성공적인 정착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한국에 시집온 지 17년째인 오가와 씨가 바로 그 경웁니다.
반일 감정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지만 시집오는 날 기우였음을 알았다고 합니다.
<인터뷰> 오가와 테루요 (일본/충남 예산):“동네에서 대환영인 거예요. 할아버지도 그렇고 친척들도 그렇고 일본에서 색시 온다고 막 좋아하셔서 걱정한 게 날라가고 대환영 속에 제가 시집을 왔어요. 너무 좋았어요.”
이후 동네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말을 배웠고 지금은 3년 임기 부녀회장을 연임하고 있습니다.
마을 회관 건립과 관련해 이장과는 수시로 상의합니다.
<녹취>“26일 그날 개관식이니까 그전에 일주일이나 안쪽에 부녀회에서 세팅해야 되나요?”
오가와 씨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가욋일로 인근 수덕사에서 역사 해설도 맡고 있습니다.
수덕사 삼세불이 전북 남원의 귀중사에서 옮겨온 일화를 감칠 맛 나게 설명합니다.
<녹취> “이 삼세불(三世佛)은 ‘덕’이 세 개 있는 데로 갈 것이다 라는 이야기가 내려와 있었대요. 여기가 예산군 덕사면 ‘덕‘자 에 다 덕숭산에 ’덕‘자 에 다 수덕사의 ’덕’ 그래서 ‘덕’이 세 개 있는 데로 온 거예요. 모시고 와서 얼마 안돼서 귀중사가 불에 탔다고 합니다.”
그동안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단일 민족의 신화에 갇힌 우리 사회는 관광객들이 아닌 우리와 더불어 사는 이들 외국인들에 대한 시선은 곱지만은 않습니다.
그래서 다가올 다문화 사회를 위한 인식 변화를 위한 교육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인터뷰> 한상길 (단국대 교직교육과 교수):“국내 아동이나 중등학생들에게 어떤 의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의식 개혁이 필요하고 그들이 성인 되었을 때에 모든 다국적 국민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 갈 수 있는 이런 교육이 초중등에 있어서의 다문화 교육이라고 생각됩니다.”
유치원 아동에서 중학생까지 학생들이 개성 넘치는 옷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 학생들은 부모 가운데 한 명이 아시아 국가 출신인 이른바 코시안이라고 불리는 혼혈 아동입니다.
서로 다른 옷을 입어도 탓하지 않듯 타인과 다른 나를 표현하기 위해 옷을 직접 만드는 것입니다.
만드는 옷 만큼이나 이들의 꿈도 다양합니다.
어떤 아이는 과학자가 되고 싶다고 하고 어떤 아이는 패션 디자이너를, 또 어떤 아이는 모델을 꿈꿉니다.
이들의 소중한 꿈이 우리 사회의 편견으로 상처받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요구되는 때입니다.
[사회] 박진현 기자
|
|
Total 6,596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