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작성일 : 07-05-15 17:35
|
불법 체류자의 짓밟힌 꿈
|
 |
 조회 : 890
|
불법 체류자의 짓밟힌 꿈
● 앵커： 우리나라에 불법 체류중인 외국인 노동자들， 언제 쫓겨날지 몰라서 늘 불안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이런 약점을 노린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김지경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방글라데시 노동자가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뽑고 있습니다.
한 한국 남성이 은행직원이라며 다가와 현금 카드에 문제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더니 카드를 가져간 뒤 끝내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부랴부랴 통장을 확인했을 땐 이미 7백만원이 넘는 돈이 빠져나간 뒤였고 겨우 4만 2천원만 남아 있었습니다.
이번 달 방글라데시로 돌아가서 어머니 심장병 수술비로 쓰기 위해 모은 돈이 순식간에 날라간 겁니다.
● 모스탁(방글라데시 노동자) : "어머니가 너무 아파요. 병이 있어요. 돈이 없이 지금 내가 어떡해요. 어머니가 아픈데..."
외국인 노동자 네 명이 월세 18만원을 내고 사는 허름한 단칸방입니다.
지난 달 말 여기에 한국인 남성 두 명이 경찰이라며 들이닥쳤습니다.
이들은 무작정 수갑을 채우고 마구 때리더니 현금카드를 빼앗아 간 뒤 560만원을 인출해 달아났습니다.
● 모하마드(방글라데시 노동자) : "무섭지요. 경찰이 방에 들어와서 집에 보낸다고 얘기하니까 무섭잖아요."
끼니까지 걸러가며 모은 돈이지만 이렇게 피해를 당하고도 신고조차 못했습니다.
불법체류중인 외국인 노동자들은 경찰에 신고를 하는 즉시 신분이 드러나 자동적으로 출입국관리소에 통보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당장 강제출국을 당합니다. 바로 이 약점을 노린 범행이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 마숨(외국인 노동조합 사무총장) : "두 달 동안 구두로 알게 된 것만 열 건 정도. 우리는 아는 사람 통해서만 알고, 밝혀지지 않은 것이 훨씬 더 많습니다."
이런 피해가 잇따르자 국가인권위원회는 최근 불법체류 외국인이 범행을 당해 경찰에 신고하면 먼저 수사를 해서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한 다음 그 사람의 명단이 출입국관리소에 통보되도록 관련법을 고쳐야 한다고 법무부에 재차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법무부는 아직까지도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 법무부 관계자 : "지금 방향이 여러가지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뭐라고 얘기하기 곤란합니다."
불법체류라는 약점을 노려 외국인 노동자의 꿈을 하루아침에 빼앗아가는 부끄러운 범죄가 오늘도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지경입니다.
|
|
Total 6,594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