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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05-1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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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저임금에 폭행까지… 상처투성 ‘코리안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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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저임금에 폭행까지… 상처투성 ‘코리안드림’
외국인근로자 인권침해 현주소
대전.충청 체류자 7729명… 전체의 7.8%
1년간 ‘인권침해’ 신고 건수 240건 달해
외국인근로자(이주노동자) 100만명 시대를 맞았다. 전체 취업자 1.5%, 노동자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고용주들의 수요는 점차 늘어만 가고 있지만 각종 권리를 무시한 채 저임금으로 그 노동력을 활용하는 것에만 초점을 두고 있는 것 때문에 마찰음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어렵고 지저분한 3D 업종에 종사하다 보니 산업재해 발생위험에 노출되고, 근로자가 아닌 연수생이라는 이름으로 저임금과 노동착취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본보는 외국인근로자의 인권침해 실태와 바람직한 정책방향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1 이주노동자 현황
외국인근로자(이주노동자들)은 지난 1월1일부터 고용허가제로 대체된 산업연수생제도가 1993년 11월 국내 3D산업 중소기업들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되면서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들어와 일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국내에 유입된 외국근로자들은 전국의 공장·건설현장·식당·농장·어장 등 산업현장에서 일자리를 채워주고 있으며, 그 결과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 잡고 있다.
◇이주노동자 현황= 80년대 중반부터 단순 기능인력에 대한 노동력 부족현상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이 시기 미등록 노동자(불법체류자)가 스며들기 시작하면서 외국인을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가 중소기업 사업주들로부터 강하게 제기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1991년 11월에 해외투자기업 외국인산업기술 연수제도와 1993년 11월에 외국인 산업연수제도를 도입했다. 94년부터는 도입규모를 2만명으로 대폭 늘려 아시아 11개국에서 연수생을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1996년엔 일부 의원을 중심으로 고용허가제 도입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다 2003년 고용허가제가 본회의에 통과되면서 외국인력의 합법적인 국내 취업의 길을 열어줬다. 대전지방노동청에 따르면 4월 말 현재 전국 이주노동자는 9만8499명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대전 충남북에 활동중인 이주노동자는 7729명으로 전국 대비 7.8%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대전 충남북 이주노동자 중 천안지역에만 3244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6036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서비스업 1341명, 농축산업 241명, 건설업 107명, 어업 4명 순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지난 2004년 8월부터 올해 4월 말까지 이주노동자들에게 신규로 발급된 고용허가서는 19만19932건에 달하며, 이 중 대전 충남북에서만 1만493건의 고용허가서가 발급돼 전국의 7.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재신청 꿈도 못꿔… 7개월 임금 떼이기도
#2 인권침해 사례
▲임금체불과 저임금= 카자흐스탄인 A(33)씨는 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은 돈을 보내기 위해 쉬는 날도 없이 하루 10시간이 넘도록 일을 했다. 대부분 건설 현장 등에서 힘을 쓰는 일이었지만 가족들을 생각하며 열심히 일 해왔다. 하지만 A씨는 무등록 외국인이라는 불안한 신분 때문에 한국에 있는 동안 바라는 만큼의 돈을 모으기는 어려웠다. 3년간의 비자 만료기간이 지났지만 집으로 돌아갈 생각은 하지 못하고 불안한 삶을 계속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A씨는 지난 해 12월부터 대전의 섀시 업체에서 일하면서 5개월 동안 월급을 받지 못했지만 재촉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고향에 있던 아들마저 병에 걸리자 A씨의 마음은 더욱 초조해졌다. A씨는 당장 아들 병원비라고 쓸 수 있게 치료비 60만원을 요구했지만 사장은 쉽게 돈을 주지 않았다. A씨는 대전 외국인 이주 노동자 종합지원센터의 도움으로 치료비 60만원과 용돈 30만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자신이 일한 대가를 모두 받아내지는 못했다.
▲열악한 환경, 신분증 압류와 감금노동= 카자흐스탄 출신 B(34)씨 등 3명은 지난 해 7월부터 `옥사장`이라고 불리는 사람과 함께 건설현장에서 일을 했다. 하지만 `옥사장`은 기본적인 숙식 제공 외에 임금을 주지 않았다. 7개월 동안 일했지만 이들이 받은 돈은 없었다. B씨 등은 참다 참다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돈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사실만 확인했다. `옥사장`이라 불리던 사람은 사업체 등록도 돼 있지 않은 채 건설업체에서 하도급을 받은 업체에서 다시 일을 얻어 일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몽골에서 온 C씨는 지난 해 6월부터 대전의 한 섬유공장에서 일을 했다. 다행이 같은 몽골 출신 동료 6명과 함께 일할 수 있었지만 그것이 화근이 됐다. 이들은 회사에서 얻어준 회사 근처의 여관 방 2곳에 7명이 함께 생활했다. 하루 10시간이 넘도록 일을 하고 돌아오면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피곤에 지쳐 잠들기 일쑤였다. 그러던 어느 날 C씨와 동료 한 명의 몸이 갑자기 가렵기 시작해 무료진료소를 찾아가 확인한 결과 원인은 `이`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재해 및 폭행= 몽골 출신의 D씨는 일을 하다 그만 새끼손가락이 잘려나가는 사고를 당했지만 회사로부터 치료비 밖에 받지 못했다. 베트남에서 건너온 E씨 역시 마찬가지다. 첫번째 취업한 영세업체가 도산하자 다른 제조공장에 이직했지만 그 업체 또한 폐업해 갈 곳을 잃었다. 때마침 인근 공사현장에서 잡부일을 하게됐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손가락 골절로 인해 일 손을 놓아야 했다. 그러나 그 업체는 E씨에게 병원치료비 조차 지급하지 않았다가 경찰이 수사에 나서 치료비와 휴업급여를 지급토록 중재 조치했다.
한 네팔인은 미등록 신분으로 재활용업체에서 철사로 묶는 작업을 하다가, 오른쪽 손가락 2개가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그러나 사업주는 그에게“너 때문에 손해났다. XX놈”이라고 욕설을 퍼붓고 산재신청에 동의하지 않아 결국 사업주의 동의없이 산채 신청을 해 보상을 받지 못했다. 이처럼 이주노동자의 직무 대부분이 생산과정에서 핵심적이 아닌 허드렛일이 많다보니 일부 사업주와 관리자들은 자신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으면 욕석을 하거나 구타 폭행 등의 가혹행위를 일삼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1년간 충남지방경찰청 외국인 인권보호센터에 신고된 외국인근로자 인권침해 건수는 240건(임금체불 118건, 산업재해 35건, 의료 23건, 폭행 6건, 기타 36건)으로 나타났다.이 가운데 중국인이 115건으로 전체 48%를 차지했고, 스리랑카 27건, 러시아 18건, 필리핀 16건, 인도네시아 13건, 태국 10건, 몽골 5건 등이었다. 신고지역별로 보면 아산시 115건, 천안 44건으로 전체의 66% 차지했다.
이주민 고충 듣는 행정시스템 필요
#3 구제방안 없나
우리나라도 몇 년 후 이주노동자 100만 명 시대가 된다. 또 이주인구는 200만 명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과거 한국은 독일로 중동으로 인력을 수출해 외화를 버는 전형적인 인력 송출국 이었다. 빠른 경제성장을 이룩하면서 80년대 중반부터 소위 3D업종에서는 고질적인 인력부족현상을 겪게 된 것이다.
그래서 정부와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는 해외의 인력을 도입해 저임금을 주고 인력부족을 해결하고자 했다. 지난 2003년 7월 31일에는 ‘외국인근로자의고용등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2004년 8월부터 신규 인력도입이 시작됐다.
고용허가제도의 핵심은 외국인력에 대해 ‘노동관계법`을 전면적으로 적용한다는 점과 외국인력 도입업무를 ‘정부기관(혹은 공공기관)`이 맡는다는 점이다. 한국정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국가는 태국, 베트남, 필리핀, 우즈베크스탄, 몽골,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중국, 캄보디아의 9개국이다. 고용허가제를 통해 제조업, 건설업, 서비스업(외국국적동포), 농축산업, 연근해어업에 취업이 가능하다. 그리고 2007년부터는 그동안 현대판 노예제로 불린 ‘산업 연수제`가 폐지되고 고용허가제로 일원화됨에 따라 외국 인력의 도입과 관리가 원칙적으로 공공부문에 의해 이루어지게 됐다.
그러나 송출비리와 사업장에서의 노동권과 인권침해 문제는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그 동안에 비해 다소 획기적이라고 할 만큼 빠른 속도로 다양한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책입안을 하는 중앙행정기관과 구체적으로 실행되는 지방행정기관간의 차이, 각 지방 행정기관마다의 차이가 있다. 또한 각 부처별로 쏟아지는 정책들은 담당하는 공무원조차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그냥 따라서 하는 경우가 많아 현장에서는 아쉬움이 크다. 그러나 많은 정책을 쏟아내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핵심적인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특히 이주민정책은 영향을 받는 요인들이 많은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이주민들의 신뢰를 획득해 나가는 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이주민정책의 기조는 유지될 수 있는 기본적인 시스템들이 갖추어져야 할 것이다. 이주민정책방향을 논의하고 제도를 만들고 결정하는 과정에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당사자인 이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요구하고, 또 참여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정부의 이주민정책이 논의되고 결정되고 진행되는 동안 당사자들의 참여는 거의 배제되어 있고, 정책의 대상일 뿐이다. 다문화사회라 함은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당사자들 간의 어우러짐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주민 없는 이주민정책이 되지 않으려면 이주민들의 고충과 요구를 경청하고, 자신들의 삶의 문제 및 문화적 요구를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 아울러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행정시스템이 필요하다.
중앙 공공기관 각 부처와 민간은 물론이고, 지역 안에서도 공공기관과 민간기관의 적극적인 연대와 통합네트워크, 그리고 이주민들을 대상화 하지 않고 주인공으로 만들어 줄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 기본에는 다문화를 인정하고 이주민을 내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인식개선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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