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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05-28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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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권의 세계화’에는 무관심한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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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권의 세계화’에는 무관심한 한국
우리나라의 인권상황이 과거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비해 나아졌는가라는 질문에는 당연히 “그렇다”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자 유엔 사무총장 배출국,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의 위상에 걸맞은 국제적 표준의 인권지수(指數)를 보유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그 누구도 선뜻 긍정의 답변을 내놓지 못할 터이다. 사형제와 국가보안법이 아직도 건재하고, 이주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해 있는 열악한 근로조건은 개선의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 인권단체인 국제 앰네스티가 엊그제 발표한 ‘2007년 연례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이 같은 인권현실을 새삼 확인시켜 준다. 이 보고서는 우선 국회의원 175명의 서명으로 제출된 사형제 폐지법안이 아무런 진척도 없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또 보안법이 여전히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도구로 존재하고 있는 것과 평택 대추리 주민들에 대한 광범위한 인권침해 행위가 있었던 것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 채택하지는 않았지만 앰네스티는 지난 2월 삼성일반노조 김성환 위원장을 양심수로 선정한 바 있다. 그는 ‘삼성재벌 노동자 탄압백서’를 만들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보고서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과 억압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오늘날 한국사회를 압도하는 담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세계화’ 또는 ‘국제화’이다. 이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가릴 것 없이 무소불위의 영향력을 미치며, 국민 개개인의 일상생활에도 강력한 규정력을 행사하고 있다. 효율과 경쟁, 성과와 업적에서의 ‘세계화’를 강조하고, 심지어 브리핑룸 통·폐합 조처에도 ‘세계적 표준’을 들먹이곤 한다.
그러나 정작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키며, 자유와 평등을 누리기 위해 필요한 ‘인권의 세계화’에는 관심을 쏟지 않고 있다. 이런 무관심과 무지, 소극성을 떨쳐버려야 한다. 사형제와 보안법을 유지하고, 노동자 탄압 실상을 고발했다는 죄 아닌 죄로 감옥에 가는 일이 계속되는 한 ‘인권 선진국’은 결코 실현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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