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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10-15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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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세계' 이주노동자 불가피한 선택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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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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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시네마' 부문에서 소개되는 '자유로운 세계(It's a free world)'는, 70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영화 만들기를 거르지 않고 있는, 영국 감독 켄 로치의 2007년 작품이다. 언제나처럼 그의 카메라는 '소외된 계층(계급)의 삶'을 향하고 있다.
영국을 찾아온 이주노동자를 심사하고 선별하던 일을 하던 앤지는 부당해고를 당한 뒤 친구 로즈와 함께 이주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무허가 직업소개소를 차린다. 잘 나가는 듯 했던 '사업'은 노동자들을 소개한 한 사업장의 부도로 임금이 체불되면서 위기에 처한다. 생존의 벼랑 끝에 몰린 이주노동자들은 그녀에게 체불임금 지급을 독촉하지만, 그녀는 그들을 따돌리고 그 동안 모은 돈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려 한다. 하지만 분노한 이주노동자들의 예기치 못한 대응으로 인해 그녀는 심각한 위험에 봉착하게 된다.
영화의 제목인 '자유로운 세계'는, 지독한 역설이면서 동시에 진심 어린 직설이다. '자유로운 세계'의 영화적 공간은 '이주노동자와 브로커와 영세사업장' 사이에 형성된, 위태로운 만큼 치열할 수밖에 없는 먹이사슬의 장이다. 말하자면 그곳은 '런던 속의 제3세계'이다. '자유'로운 영국을 찾아 온 이주노동자들(그들은 대부분 동구권 및 아랍권 출신이다)에게 주어지는 것은 사실 착취당할 자유에 불과하다. 심사와 선별을 위한 상담을 통해 그들이 처한 상황과 처지를 잘 알고 있는 앤지는, 직업소개소 사업을 일종의 '윈-윈 게임'으로 생각하며, 친구 로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랍인 불법체류자 가족을 돕기도 한다. 그러나 사업이 위기에 처하면서 그녀의 태도는 돌변한다(켄 로치는 그것을 '사업의 논리, 즉 이윤의 논리'라고 말한다). 영화는 그녀와 이주노동자들의 '불가피한 선택'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담아내면서, 그러한 선택을 강요하는 '이 시대(These Times : 이것이 이 영화의 원제이다)'의 논리에 대해 냉정하게 질문하고 있다.
똑같이 이주노동자를 다루고 있지만, '자유로운 세계'에서는 불과 몇 년 전에 만들어진 '빵과 장미'(2000)에서의 그 경쾌한 낙관주의를 찾아보기 힘들다. 켄 로치의 영화가 변하고 있다면, 그것은 그만큼 세상이 변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 냉정한 응시는 여전히 영화와 세상의 가능성에 대한 변치 않는 믿음의 산물로 보인다. "다음에 내가 무슨 영화를 할지, 그건 당신들에게 달려 있다." 베니스 영화제의 공식 기자회견에서 켄 로치가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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