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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2-17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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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국가인권위 축소 계획을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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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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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국가인권위 축소 계획을 철회하고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보장하라.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행정안전부는 지난 2월 11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조직 축소 방침을 내렸다. 행안부의 국가인권위 축소방안을 크게 3가지로 나누어 살펴보면 첫째, 부산 ? 광주 ? 대구 등 3개 지역 사무소의 폐쇄, 둘째, 현 5국 22과 체제인 조직을 3국 10과로 축소, 셋째, 정원을 208명에서 146명으로 감축하는 것이다. 행안부는 국가인권위가 이를 거부할 시 강제 시행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직원 감원은 물론 사무소가 당장 문을 닫아야하는 실정에 처해있다.
이러한 작금의 상황을 보고 있자니 답답함에 분노를 넘어 서글픈 마음이 든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무엇인가. 이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고 그 수준을 향상[시킴으로써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하고 민주적 기본질서의 확립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기구이다. 인권침해행위와 평등권을 침해하는 차별 행위가 있을 때에 그것을 조사하고 구제하는 유일한 국가 기구인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행정의 효율성이라는 이유를 들어 인권위를 축소하려는 무지하고 권위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정부가 국가인권위 축소계획을 철회해야 하는 이유는
첫째, 정부의 주장대로 인권위가 지나치게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행정안전부의 ‘정부조직관리지침’에 따르면 1개 과는 최소 10명 이상, 평균 15명 이상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그러나 인권위는 1개 과 직원이 평균 7.8명에 불과하며 5명으로 구성된 과도 5개나 된다. 이는 인권위가 행안부의 ‘정부조직관리지침’에도 미치지 못하는 부족한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국제사회와 협력하는 인권위를 국민권익위원회와 일부 기능이 중복된다며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은 각 기구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무지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인권위의 조직 축소는 인권위를 무력화시킴으로서 대한민국의 인권 수준을 퇴보하게 만든다. 인권위는 장애인, 여성, 이주노동자,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을 보장하고 구제하는 유일한 기구이고, 이를 통해 진정과 상담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새로운 인권 현안들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인권위를 주무기관으로 시행되고 있는데 이 법의 시행이후 진정 건이 급격히 증가해 인권위의 업무가 급증하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530여건의 진정서를 인권위에 제출했으나 처리율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장차법의 진정을 담당하는 행정인력이 겨우 7명 배치되어 있는 상황에서 당연한 결과이다. 인원을 충원해도 모자란데 오히려 인원을 감축하겠다는 것은 장애인들이 7년이 넘는 노력을 들여 만들어낸 장애인차별금지법을 무력화 시키겠다는 것과 같다.
또한 지역 사무소를 폐쇄하는 것은 접근이 어려운 지역주민들과 이동 ? 정보접근이 어려운 장애인들을 무시하고 그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을 수 있는 통로를 차단하는 행위로 권리구제의 접근성과 신속성을 급속히 저해시킬 것이다.
무엇보다 인권의 문제는 예방이 중요하다. 인권 침해가 일어났을 때 어떻게 처벌하느냐보다 인권침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아직 우리 사회에는 장차법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장차법에 대한 교육과 홍보를 비롯하여 다양한 인권교육과 인권문화증진이 이루어지기위해서는 인권위를 축소시킬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력을 확충하고 지원해야한다.
셋째, 인권위 축소는 국제 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정부가 앞장서서 떨어뜨리는 꼴이다. 한국의 국가인권위원회는 현재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A등급을 받은 국가인권기구로 ICC 부의장국이고 2010년 3월에 열리는 총회에서 의장국으로 선출될 것이 유력하다. 그러나 만일 정부의 조직축소 방침에 따라 인권위의 독립성이 훼손된다면 의장국으로 선출되는 것에 악영향을 미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이미 인수위원회에서 국가인권위를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두려 했던 상황과 관련해 국제사회가 한국의 인권위를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현 정부가 그토록 강조하는 ‘선진국’이란 과연 무엇인가. 그것은 모든 인간이 자신의 위치에서 최고로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하는 국가이다. 모두가 마땅히 자신의 권리를 보장받으며 그것이 침해되었을 때 개선을 요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개선이 이루어지는 사회적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경제적 성장만이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라는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지 정부는 깨달아야 한다. 또한 그러한 생각으로 정부가 현재 이루어낸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정부가 인권의 가치를 효율성과 예산이라는 잣대로 판단하는 무지한 태도를 벗어버리고 인권위가 원만하게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를 기대한다.
사단법인 서울특별시지체장애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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