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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8-11-03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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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노사 배제한 공익위원 결정 방식 놓고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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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희 노동부 장관이 최저임금제도 손질을 시사한 가운데 최저임금 결정 방식을 비롯한 최저임금의 적용 범위 등을 놓고 노동계와 경영계간 공방이 벌어졌다.
30일 오후 서울지방노동청에서 열린 '최저임금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송위섭 아주대 명예교수는 최저임금 결정 방식과 관련, "상반된 이해 관계를 가진 당사자가 직접 참여해 충돌하는 것보다 중립적인 공익위원회 중심이 돼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경영계는 환영 입장을 밝힌 반면 노동계는 "노사를 정책결정 과정에서 배제할 경우 사회 갈등 조정 메커니즘은 더욱 취약해진다"며 최저임금제도 손질에 반대했다.
노동계는 또 송 교수가 제시한 ▲외국인 근로자의 숙식비를 최저임금 포함 ▲수습 근로자의 최저임금 감액 기간 확대 등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반면 도급계약 기간 중이라도 최저임금 인상 시 이에 따른 도급 금액을 상향 조정하는 데 대해서는 찬성 입장을 밝혔다.
◇"최저임금, 중립적인 공익위원 중심돼야"
이날 송위섭 교수는 '우리나라 최저임금제도의 성과와 개선방안'을 주제의 발제에서 "공익위원들이 각종 사회경제지표, 노사의 입장, 국민경제현황, 고용동향 등을 종합적이고 객관적으로 고려해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며 "노사는 위원으로 참여하되 결정권은 공익위원에게만 부여하거나 또는 위원에서는 배제하되 참고자료를 제출하고 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진술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교수는 또 수습 근로자의 최저임금 감액기간 적용 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하고, 감액률도 10%에서 20%로 상향 조정하는 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고령자에게 최저임금 감액 적용하는 문제는 엄격한 보완장치를 두어 60세 이상 10%, 65세 이상 20% 정도로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경영자총협회 이호성 사회정책본부 본부장은 "최저임금에 대한 입장 차이가 뚜렷한 이해 당사자가 결정주체로 참여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합리적인 최저임금 결정을 저해하고 있다"며 "노사를 배제하고 공익위원 9인 이내로 결정주체의 범위 및 인원수를 축소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밝혔다.
한상원 하이텍인터내셔날 대표 역시 "최저임금이 객관적인 지표가 아닌 노사간 협상을 통해 결정되므로 합의 도출이 어렵고 위원회의 효율성도 저하된다"며 "경제성장률, 물가, 생계비, 생산성, 경쟁상대국의 임금 등 노동시장 환경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정부가 직접 결정 하거나 공익위원이 결정하는 시스템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공감했다.
이밖에 경영계는 최저임금 적용주기를 1년에서 2년으로 확대하고, 지역별 최저임금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회갈등 조정 메카니즘 취약해진다"
이찬배 민주노총 여성연맹 위원장은 "최저임금위원회도 노사단체 대표와 공익위원이 각각 9명씩 참여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최저임금 결정의 핵심적인 주체는 공익위원"이라며 "소득격차에 따른 사회갈등이 최저임금 결정과정에서 표출되므로 노사단체를 최저임금 결정에서 배제하더라도 최저임금 결정을 둘러싼 노사갈등은 축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이어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노사단체가 참여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진전"이라며 "최저임금으로 경제 위기를 극복하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김종각 한국노총 정책본부장도 "노사 당사자가 결정에서 배제되는 최저임금 결정은 더 극심한 노사의 반발을 초래한다"며 "현실적으로 최저임금 결정에 공익위원의 역할이 지대하기 때문에 20년 동안 유지해 온 결정 구조를 변경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숙식 등 현물 급여의 최저임금 포함은 임금제도의 취지에 어긋나며 외국인 노동자만 적용하는 것은 근로기준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근로조건 차별"이라며 "반면 고령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의 경우 정년에 대한 법적 제한과 보장이 선행된다면 고령자에 대한 최저임금제도의 변화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노동계는 수습 노동자 최저임금 감액기간 확대, 고령자 최저임금 감액적용 등에 대해서도 최저임금 삭감으로 연결될 것을 우려하면서 현행 제도를 유지할 것을 거듭 강조했다.
이국현기자 lg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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