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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2-26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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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데스크] 인구유치에 사활을 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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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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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학봉 산업부 차장대우
전세계를 불황의 늪으로 몰아넣은 미국의 앞날에 대해 비관론과 낙관론이 교차하고 있다. 하지만 인구 측면에서만 보면 미국은 어떤 선진국보다 낙관적이다. 작년 미국의 합계출산율(여자 1명이 평생 낳는 출생아 수)은 2.1명으로, 선진국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덕분에 미국 인구는 2005년 3억명에서 2050년 4억1900만명으로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인구가 증가한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가 성장할 여지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 출산율이 1.2명으로 전세계적으로 홍콩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다. 그 때문에 2018년 인구감소가 시작되고 지금 추세로 출산율이 계속 낮아질 경우 2200년에는 인구가 140만명으로 쪼그라들 것이라는 비관론까지 나온다. 일본은 출산율이 1.3명으로, 우리보다 약간 높지만 2005년부터 이미 인구감소가 시작됐다. 2005년 1억2800만명을 정점으로 2050년에는 9900만명으로 줄어들고 노인 인구 비율이 40%로 높아진다. 100년 후에는 인구가 반 토막 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저출산과 인구 감소는 경제·사회적 활력의 상실, 노인 의료·복지비 급증에 따른 재정악화를 거쳐 국가의 존립 자체를 위협한다. 세계 최고의 제조업, 1조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를 가진 일본이 10년 불황에 빠져든 것도 낮은 출산율 때문이다. 머지않아 노인만 가득한 나라로 전락할 것이라는 불안이 지배하고 있다. 국민은 노후를 준비한다며 허리띠를 조르고 또 졸라매고 있어 소비가 극도로 위축돼 경기침체의 악순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저출산·고령화의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비밀은 이민이다. 국가 자체가 이민에 의해 형성된 미국은 외국인들에게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면서 세계 각국의 인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다. 백인 중산층의 출산율은 다른 선진국과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출산율이 높은 저개발국으로부터 이민을 받아들여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일본 등 선진국들이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출산장려금, 의료비 지원 등 각종 지원책을 마련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자아실현 욕구가 강해진 여성들이 출산을 기피하고 있는데 이를 강제적으로 막을 방법은 없다. 일부 전문가들은 사교육 의존형 교육환경, 아이 키우기 불편한 육아환경을 한국 저출산의 주요 원인으로 꼽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공교육·육아 선진국이라는 독일조차도 출산율이 1.4명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선진국들은 출산 장려 정책과 함께 이민확대를 저출산의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에 대한 배타성으로 인해 이민에 대한 저항이 만만치 않다. "이민자들이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반감으로,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는 나라도 많다. 변변한 '차이나타운' 하나 없을 정도로 배타적인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도 외국인에 대한 벽이 높다. 다행히 최근 결혼 이주여성 증가에 따라 다문화 가정이 급증, 외국인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그들을 배려하는 정책들이 미약하나마 도입되기 시작했다.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정책적 지원은 단순한 시혜가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인구감소로 존립위기에 처한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지금 사활을 걸고 인구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머지않은 장래에 국가간에도 인구 확보를 위한 이민유치 경쟁이 벌어질 것이다. 다문화라는 토양을 잘 갖춘 나라가 그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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