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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7-0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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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누명 벗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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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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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혐의’ 외국인 무기수 위한 자전거 대행진
▲ 알리칸 씨의 구명운동을 위해 7일 자전거 대행진에 나서는 앤드류·김소리·정일(왼쪽부터) 씨.
‘살인죄로 복역중인 한 외국인 노동자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자전거 대행진이 펼쳐진다. 7일 떠나는 이른바 ‘광주에서 대전까지 퍼플리본 자전거 대행진’이다. 자전거 대행진에 나서는 이들은 광주에 살고 있는 미국인 앤드류 씨와 광주국제교류센터에서 일하는 이들인데, 이들은 파키스탄 출신의 외국인 노동자 알리칸(Ali-Khan) 씨를 위해 달린다. 알리칸 씨와 그가 연루된 사건을 잊지 말고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자는 의미에서 보라색 리본을 달고 광주에서 대전까지 벌이는 자전거 행진이다. 알리칸 씨는 동료 노동자를 살해한 죄로 무기형을 선고받고 현재 대전교도소에서 복역중인 외국인 노동자다.
이들이 알리칸 씨를 위해 광주에서 대전까지 자전거로 달리는 이유는 이렇다.
알리칸 씨는 지난 2003년 1월 동료 노동자였던 사무엘라 씨와 함께 금품을 노리고 역시 같은 동료 노동자였던 자히드 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런 그의 유죄 확정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현재 함께 복역중인 사무엘라 씨의 진술이었다. ‘범행 당시 알리칸과 함께 있었고, 자히드를 목표로 삼아 계획을 세운 사람 역시 알리칸이다’는 그의 법정 진술이 결정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알리칸 씨는 지금도 억울함을 주장하고 있다. 오히려 그는 ‘강압적인 경찰 수사’탓에 자신의 억울함을 올바르게 대변할 수도 없었다.
그는 그 어느 누구도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이국 땅에서의 열악한 환경’ 때문에 진실이 왜곡되었다고 항변하고 있다. 알리칸 씨는 범행 현장에 있지도 않았고, 이를 증명해 줄 목격자도 여러 명이 있었다. 그런데 경찰 조사나 검찰 조사, 심지어 법정에서까지 이 같은 알리칸 씨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미 범행을 자백한 사무엘라 씨의 진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경찰의 강압으로 거짓 자백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알리칸 씨의 주장이다.
더욱이 형이 확정된 이후이긴 하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낀 사무엘라 씨가 “자신이 거짓 진술을 했다”고 진술했다. 사무엘라 씨는 앤드류 씨 등에게 보낸 자필 서신에서 “나는 2년 반이 넘게 이곳(대전교도소)에서 한 젊은이(알리칸)가 지옥의 삶을 선고 받고 살고 있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이 모든 것이 나의 어리석은 진술과 한국당국의 부적절한 조사 때문이다”고 했다. `또다른 범인에 의한 협박 때문에 알리칸과 함께 범행을 저질렀다’는 거짓 진술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참회의 서신’이었다.
사무엘라 씨는 “알리는 아직 잡히지 않은 진짜 범인이 교묘하게 짜 맞춘 상황적 증거의 피해자입니다. 알리의 목격자 중 그 누구도 그의 알리바이를 입증해주려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저의 증언이 그의 운명을 망쳐 놓았습니다. 저는 한국 정부가 알리에게 공정한 재판의 기회를 한 번 더 주기를 요청합니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알리칸 씨가 6년 째 복역중임에도 여전히 억울함을 이야기하는 이유이고, 앤드류 씨 등이 `살인범 구명운동’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에도 알리칸 씨를 위해 나선 이유다.
앤드류 씨 등은 자전거 행진 외에도 알리칸 씨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미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한 상태고 온라인 서명운동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이들은 재심을 통해 알리칸 씨의 억울함이 풀릴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지난 2003년 우연한 기회에 서신을 통해 알리칸 씨의 `억울한 사연’을 접하고 그의 구명운동에 나선 앤드류 씨는 “한국 법은 몰라도, 나의 신념에서는 알리칸 씨는 무죄다”면서 “미국 내에서도 알리칸 씨의 억울함을 알리는 한편 인권변호사 선임을 위한 모금운동 등 그가 억울함을 풀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자전거 행진에 함께하는 김소리 씨는 “조사 과정중 부당하게 대우했던 당시 관할 형사들과 잘못된 재판 시스템 자체에 책임을 묻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지금 현재 시급한 것은 알리칸이라는 사람이 처한 상황과 그가 연루된 사건에 대한 관심이다”면서 “억울한 누명을 쓰고 무기징역수가 돼 버린 알리칸의 사건에 대한 재심 회부를 요청하고자 광주에서 대전까지 사건을 잊지 말고 상기하자는 의미에서 벌이는 자전거 행진이다”고 말했다.
홍성장 기자 hong@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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