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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3-12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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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 1순위' 위기 외국인근로자 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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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출신 A 씨는 한국에 와 직장을 3번이나 옮겨 다니다 간신히 대구 성서공단내 직장을 다시 얻었으나 이 마저 3년 비자기한을 6개월 앞두고 "일거리가 없다"며 해고당됐다.
그는 고용지원센터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으나 사업장 이동회수 제한으로 사업장 변경을 할 수 없어 결국 미등록 불법체류자로 전락했다.
경기침체로 기업들이 일제히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A 씨와 같은 외국인근로자들이 '해고 1순위'로 내몰리고 있다.
현행 고용허가제를 보면 외국인근로자는 사업장을 바꾸고 고용지원센터에 구직등록한 뒤 2개월 이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미등록이 된다.
이 때문에 새로운 일자리가 원래보다 열악한 조건이더라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 일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대구이주연대회의는 "경제위기로 조업률이 낮아지고 휴.폐업 증가로 인해 한국인근로자도 2개월동안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운 마당에 외국인이 2개월 만에 취업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라고 지적했다.
작년 대구에서 월 240~470명의 외국인 근로자가 해고됐고 이 가운데 구직신청 후 재취업한 근로자는 30%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휴폐업 등으로 한국에 온지 몇 개월도 안된 외국인근로자가 반복 해고를 당하고 구직기간을 넘겨 미등록상태로 되거나 자진출국하는 일도 종종 벌어진다.
이주연대회의는 "외국인근로자는 최소 3년 정도 체류와 취업을 보장받을 거라 기대하고 어렵게 한국에 온다"며 "정부가 이들에게 안정적으로 체류하며 취업활동을 하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출신인 J 씨는 한국에 온지 3개월 만에 다니던 회사의 부도로 실직을 한뒤 2개월에 걸친 구직기간동안 일자리를 찾지 못해 출국해야 할 처지이지만 귀국비용마저 없는 형편이다.
J 씨는 "나같은 처지로 불법체류자가 된 동료들 가운데 단속을 피해 다니다가 다치거나 심지어 죽는 경우도 있다"면서 "한국으로 올 때 500만원의 빚을 졌는데 갚을 길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대구이주연대회의는 11일 대구지방노동청 앞에서 외국인근로자 권리보장을 요구하는 집회를 개최하고 이들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촉구했다.
연대회의 관계자는 "외국인근로자의 권리를 박탈하는 고용허가제를 폐지하고 실직 근로자의 생계대책을 마련해야 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차별없는 고용유지 방안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홍창진 기자 reali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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