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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3-23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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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지는 ‘고용 보호주의’…실업률 늘자 외국인 배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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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본국 돌아가도 일자리 없어 ‘노동난민’ 전락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을 제한하고 자국민 고용을 우선하는, 고용분야의 보호주의 움직임이 각국에서 확산되고 있다. 직장을 잃은 외국인 노동자들은 귀국을 위해 짐을 싸지만, 본국에 돌아가도 일자리가 없는 ‘노동 난민’으로 전락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고용분야의 보호주의 확산은 극심한 불황으로 실업률이 치솟으면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배타적 여론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이달 초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의 조사에 따르면 영국과 이탈리아, 스페인 국민 가운데 80%가량이 “직장을 잃은 외국인은 돌려보내야 한다” “외국인이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이민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온 호주는 이달 초 숙련노동자 수용 목표를 현행 13만3500명보다 14% 줄인 11만5000명만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호주의 실업률이 예상보다 높은 5.2%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크리스 에번스 이민장관은 “자국민에게 우선적으로 고용기회를 주는 것은 현 정부의 명확한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와 네팔 등에서 온 200만여명이 일하고 있는 말레이시아도 외국인 노동자의 노동허가증 발급을 올 들어 70% 줄였다. 지난 1월에는 기업실적 악화와 실업률 증가를 이유로 서비스, 전기전자, 섬유 등 3개 업종의 비자 발급과 갱신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외국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송금에 경제의 상당부분을 의존하는 일부 개발도상국의 경우 해고와 체불에 따른 송금액 감소로 경기 침체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2일 “동남아시아 등 해외송금 의존 비중이 큰 나라들의 국가 경제는 급격한 송금액 감소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2830억달러(추산)에 이른 해외 송금액이 올해는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앙아시아 각국은 송금액 감소가 빈곤과 식량난으로 직결돼 사정이 심각하다.
타지키스탄의 경우 외국으로부터의 송금액이 국내총생산(GDP)의 약 45%를 차지한다. 키르기스스탄은 지난해 11월 세계식량계획(WFP)에서 840만달러 규모의 긴급 지원을 받기로 했다. WFP는 키르기스스탄 국민의 20%가 송금액 감소 등으로 인해 심각한 영양부족에 시달리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본 호세이대의 미야지마 다카시 교수는 요미우리와의 인터뷰에서 “인구감소 문제로 고민하는 선진국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 ‘필요한 존재’라는 관점에서 노동정책을 펴야 한다”며 “유럽 일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 배척운동은 외교 마찰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 | 조홍민특파원 dury12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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