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타향살이에 병들고 지친 외국인노동자들과 중국동포들에게 위로와 안식처가 되어온 외국인노동자전용의원(이사장 김해성 목사, 이하 전용의원)이 4주년을 맞이했다.
전용의원은 11일 오전 11시 동 의원에서 후원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을 초청해 보고회 및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보건복지가족부 김성이 장관, 민주당 박영선 의원, 구로구청 양대웅 청장, 한나라당 신상진 의원 등이 참석해 전용의원의 4년간 발자취를 되돌아보며 축하와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특히 기념식에서는 지난 4년간 병원장으로 헌신한 이완주 원장(63세)의 명예원장 추대식이 함께 열렸다. 이 원장은 개원부터 지난 4년간 사례비를 받지 않고 오직 자원봉사로 병원을 앞장서서 이끌어왔다. 후임에는 7년간 아프리카에서 헌신적인 의료활동을 전개했으며 북한 개성병원에서 초대 병원장으로 3년간 일한 김정룡 선생을 내정하고 신임 원장 취임식을 가졌다.
또한 이날 기념식에서는 지난 4년간 전용의원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후원을 아끼지 않은 기업과 헌신적으로 의료활동을 펼친 직원들에게 의료공로상을 시상했다. 시상식에서는 국민은행, 꿈.희망.미래재단, 남촌재단, 서울의료원(윤수진), 유한재단,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한국타이어복지재단과 전용의원 직원 이화범, 장완주, 안혜란 씨가 공로패를 수여받았다.
의료 사각(死角)지대에 있는 외국인노동자, 중국동포, 다문화가정의 결혼 이민여성과 자녀들을 위해 설립된 전용의원은 그간 진료, 검사, 입원, 수술을 무료로 시행해왔다. 현재 4명의 상근 전문의를 비롯해 30여명의 상근직원이 진료하고 있으며 4백여명(의사 330여명, 간호사 80여명)의 자원봉사 의료진이 헌신을 자처했다. 내과, 외과, 안과, 이비인후과, 산부인과, 정형외과 등을 두고 하루에만 평균 250여명의 환자가 전용의원에서 치유받고 있다.
개원 초기 각계각층의 뜨거웠던 관심과 도움의 손길이 줄어들어 문을 닫아야 할 위기도 여러 번 있었지만 그때마다 기적같은 하나님의 손길이 병원을 굳게 붙들었다. 지금도 날마다 어려움이 반복되지만 전용의원을 찾는 이들을 외면할 수 없어 때론 대출을 통해 무료 진료의 초심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병원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에는 재정과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지속적인 관심과 후원이 시급한 상황이다. 현재 응급실과 야간 당직 의사가 없어 응급 상황에 대처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으며 중환자를 타 병원에 보내야 할 경우 병원비로 분쟁이 일거나 치료를 거부하는 심각한 상황도 빈번하다. 결국 1차 의료기관인 전용의원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준 종합병원으로의 확장이 절실한 시점이다.
설립자 김해성 목사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도 우리와 똑같고 이들도 우리와 같은 의료혜택을 누릴 권리가 있다”며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의료 사각지대에서 방치되어 죽어가는 일은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김 이사장은 “한편으로는 그간 전용의원이 문을 닫지 않고 지금까지 유지되고 외국인노동자의 따뜻한 이웃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후원과 정성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깊은 감사를 드리며 지속적인 후원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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