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작성일 : 09-03-26 08:45
|
"공장 문닫으란 소린가?" 3D업종 버팀목 쓰러진다.
|
 |
 조회 : 950
|
"공장 문닫으란 소린가?" 3D업종 버팀목 쓰러진다.
‘외국인근로자 도입 축소’...중소기업 현장을 가다
.jpg)
[ⓒ '글로벌 종합일간지' 아시아투데이]
정부의 ‘외국인 근로자 도입 규모 축소’ 대책에 중소기업들이 고용현실을 무시한 처사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들이 종사하고 있는 업종이 대부분 국내 근로자들이 기피하는 3D업종이어서 중소기업들은 “당장 대안이 없다”며 인력난에 시달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대책으로 내국인 실업자와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안전을 기대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효과가 없을 것이란 진단을 내놓고 있다.
25일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은 서울 구로와 경기도 안양, 부천 등지에 있는 중소기업들을 방문한 결과, 중소기업들의 인력난은 소문으로 듣는 것보다 더 심각했다.
프레스 작업을 주로 하는 중소기업의 한 공장장은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외면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외국인 근로자가 유일한 대안인데 일방적으로 축소하면 어쩌란 건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뱉었다.
또 다른 사업장의 관리 간부는 “외국인근로자가 없으면 공장이 안 돌아가는 상황인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답답해했다.
◇“공장 문을 닫으란 소린가”
휴대전화 배터리 조립업체인 서울 구로구의 A공장. 40여평의 작은 규모에 20여명의 직원들이 작업 선반에 앉아 쉴 새 없이 손을 움직였다. 배터리 부품을 조립해 완성품을 만들어 비닐봉투에 담아 포장하면 끝나는 단순한 업무인데도 이곳 직원들은 하루 10시간 이상 이 작업을 꼬박 반복한다.
요즘 같은 인력난에도 공장이 계속 가동될 수 있는 건 바로 외국인 근로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공장의 직원 27명 중 생산직 직원은 23명. 이중 17명이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다.
장재현 공장장(48)은 “취업난이 심각하다지만 우리같이 영세한 공장의 생산직은 거들떠도 안 본다”며 “2004년 외국인 고용허가제가 시행되면서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했기에 그나마 공장이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곳 외국인 근로자들의 한달 임금은 120만원 정도. 업무량에 비해 많은 임금은 아니지만 외국인근로자들은 잔업이나 야근까지 마다하지 않고 있어 장 공장장은 외국인 노동자들의 근무태도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이곳에서 조립과 검품을 담당하는 중국 동포 박 모 씨(42)는 “요즘 문 닫는 공장이 많아 외국인 노동자들이 취업하기 힘들다. 이만한 일자리나마 있는 것이 어디냐”고 반문했다.
정부가 외국인 근로자 신규채용을 줄이겠다고 하는데 아느냐고 묻자 공장장은 대뜸 화부터 냈다.
“외국인 근로자를 줄인다는 것은 우리 공장 문을 닫으란 소리”라며 흥분했다.
장 공장장은 “우리뿐만 아니라 대부분 영세한 중소기업들은 외국인 근로자의 값싼 노동력으로 버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국내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업체들이 대부분인데 외국인 근로자를 줄이면 굶어죽으라는 것과 똑같다”고 하소연했다. 부천에 있는 중소기업 사장 박 모 씨(62)도 같은 소리를 했다.
“현실을 무시한 근시안적인 정책”이라며 “한 번이라도 공장에 와 보면 그런 말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스를 생산한다는 A업체 박 모 전무(56)는 “공장이 버틸 수 있는 건 외국인근로자들 때문인데 무작정 줄이겠다고 하면 내국인이 오냐”면서 “괜히 불법체류자만 증가하게 할 뿐”이라고 말했다.
◇외국인근로자 축소 효과는 ‘글쎄’
‘외국인 근로자 축소가 국내 근로자의 고용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그동안 숱하게 제기돼 왔던 문제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내국인이 기피하는 3D업종에 근무하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그 빈 일자리를 채워주는 성격’이 강해 그동안 용인해왔다.
중소기업들은 당장은 아니지만 외국인 근로자의 규모가 계속 줄어들 경우 심각한 인력난에 시달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설문조사를 한 결과,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한 중소기업의 73.9%가 올해 외국인력 도입규모를 ‘전년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확대’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 한 관계자는 “외국인 신규인력 도입을 줄이면 국내 근로자들의 일자리가 늘어날지 의문”이라며 “오히려 영세한 규모의 생산직 중소기업들은 구인난에 시달릴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은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간사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대부분 국내 노동자들이 기피하는 3D업종에 종사하고 있어 외국인 채용규모를 줄인다고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며 “정부의 이번 정책은 다분히 탁상행정에 가까울 뿐,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송기영 기자 rckye@asiatoday.co.kr>
|
|
Total 6,596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