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전성태·강영숙·방현석·정도상·김재영·오수연 등에서 비롯한 ‘국경넘기’의 서사에 대한 토론회가 열린다. 젊은 비평가들의 모임인 ‘포럼엑스’는 경기문화재단과 함께 오는 6월2일 오후 1시30분 동국대 인근 만해 NGO 교육센터에서 ‘한국 문학과 탈국가적 상상력’이란 주제로 제1회 한국 문학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1990년대 이후 글로벌자본주의의 전개와 탈민족주의 이론의 등장, 그리고 우리 주변의 탈북자와 이주노동자의 존재로부터 형성된 문학에서의 탈국가적 상상력은 민족국가란 테두리 바깥의 타자를 향한 포용과 국경을 초월한 약자들의 연대를 강조하면서 민족문학 이후 진보문단의 지향점이 돼왔다.

방현석 소설집 ‘랍스터를 먹는 시간’, 전성태 소설집 ‘국경을 넘는 일’, 강영숙의 장편소설 ‘리나’ 등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하종오 시인은 최근 외국인 노동자와 국제결혼을 소재로 한 시집 ‘국경 없는 공장’ ‘아시아계 한국인들’을 내기도 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한국 소설에서의 탈국경이란 주제에 대한 비평가들의 서로 다른 관점이 제시된다.

복도훈씨는 “상대방의 고통이 나와 상관 없는 것일 때는 동정이 일고 그 고통이 내게도 전가될 수 있으면 공포가 생기는데 우리 문학이 외국인 노동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동정인 경우가 많다”며 “특히 이주노동자나 불법체류자들이 문학적으로 재현될 때 따라붙는 틀에 박힌 문화적 표상, 이를테면 네팔이나 스리랑카인은 시바신과 인드라를 모시는 식의 신비주의적 묘사는 지양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또 “국경 바깥의 타자에 대한 객관적 파악보다 자신에 대한 회한과 모멸감으로부터 타자를 우상화하는 식의 서사방정식도 잘못”이라고 지적한다. 복씨는 그런 면에서 “타자에 대한 친숙함이 공포로, 공포가 동정으로, 동정이 자기 연민으로 바뀌는 순간을 예민하게 포착”하는 전성태의 작품들을 높이 평가한다.

이명원씨는 “한국 작가들의 시선이 타자들에 비해 우월하거나 자기현실에 맞게 전유한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결과인 이들 타자와 전일적인 자본에 반대하는 작가들은 정체성을 공유한다”고 말한다. 그는 “외국인 노동자가 국적이나 인종의 범주에서는 타자일지 모르지만 지구화된 자본의 메커니즘 안에서는 우리와 같은 처지”라고 부연하면서 “그들과의 연대는 보편적 가치의 지향이지 우리의 나르시시즘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한윤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