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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3-27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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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流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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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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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상파울루 공항은 몇 달째 노동자들로 붐빈다. 일본 등지에서 일자리를 잃고 귀국 비행기에 오른 이들이다. 비행기삯을 마련하지 못한 사람들은 현지 거리를 떠돈다. 대형 건설 프로젝트가 잇달아 중단되고 있는 두바이에서는 필리핀·방글라데시·파키스탄 등 아시아계 노동자들이 속속 짐을 싸고 있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이주 노동자의 귀향 쓰나미’로 표현한 것처럼 지구촌이 노동 유민(流民)으로 넘쳐난다.
1차 원인은 물론 글로벌 경기침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고용 보호주의가 똬리를 틀고 있다. 자국민도 일자리 부족으로 곤란을 겪는 터에 남의 사정까지 챙길 여유가 없다는 ‘흉년 인심’의 발로다. 유럽 5개국 여론조사로는 51~79%가 일자리 없는 이민자들을 돌려보내는 데 찬성했다. 미국에서는 구제금융을 받는 금융사의 외국인 취업을 제한하는 ‘하이어 아메리칸(Hire American)’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외국인 배제 방식도 천차만별이다. 말레이시아는 20만명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이주 근로자들을 강제 출국시켰다. 체코·스페인처럼 편도 출국 비용을 대거나 3년 내 안 돌아오는 조건으로 1만4000달러의 당근을 제시하기도 한다. 호주는 이민 쿼터를 축소했다. 한국도 새로 들여올 외국 인력을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선진국이든, 개도국이든 방식·규모는 달라도 반(反)외국인 기조는 공통이다.
상품은 물론 일과 사람이 국경을 넘으면서 지구 전체의 부가가치는 급증했다. 고용 보호주의가 당장은 솔깃해도 길게 보면 재앙일 수 있다. 고용시장의 사각지대를 담당해온 외국인 노동자의 부재(不在)는 또 다른 후유증을 예고한다. 고급 인재일 경우는 더하다. 워싱턴포스트는 “혁신의 씨앗이 송두리째 유출되는 것”이라고 짚었다. 해외송금에 크게 기대온 일부 국가의 ‘고용 디폴트’ 우려도 나온다. 무역장벽처럼 고용장벽 역시 세계경제의 활력을 급속히 위축시킬 것이다.
위기를 두뇌 유치의 기회로 삼는 역(逆)전략도 있다. 중국은 1인당 100만 위안(약 2억원)의 격려금과 고액 연봉을 내걸고 해외 박사학위자 1000명을 영입하는 ‘천인(千仁) 계획’을 최근 가동했다. 프랑스도 지난해 말 ‘인재 귀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양 극단의 인력정책에 대한 평가는 ‘위기 이후’에 극명하게 갈리지 않을까.
[[김회평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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