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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4-18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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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뉴코리안>⑦이주노동자 상담원 프레마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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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동포 노동자 도와주는 베테랑 상담원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우리나라 스리랑카에서 온 노동자들을 도와주고 싶어서 한국에 다시 왔습니다."
한국에서 이주노동자로 일한 뒤 귀국했다가 다시 한국에 돌아와 같은 나라 출신 노동자들의 상담을 하고 있는 이가 있다.
서울 구로구 가리봉1동 한국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에서 스리랑카 언어 지원과 상담을 하고 있는 푸시파 프레마랄(40)씨가 그 주인공.
공군에서 8년 간 비행기 수리를 했던 그가 돈을 벌고자 한국을 처음 찾은 것은 1997년이다.
산업연수생으로 그는 경기도 김포시의 한 자동차 부품공장에서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운이 나빴던지 4개월 만에 외환위기가 닥쳤다.
그는 "8개월 가량 회사에 일이 없었고, 회사 숙소에 있다가 하루에 한두시간 일하는 게 고작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한국에 오는 비용을 마련하느라 은행빚을 진 그는 어쩔 수 없이 산업연수생 지정 사업장을 이탈해 불법노동이라도 해야 할 판이었다.
결국 불법체류자 신세로 1999년부터 경기도 광주시의 한 가구 공장에서 일했다. 다행히 공장장이 외국인 노동자를 잘 이해해주는 편이라 큰 어려움은 없었다. 그는 이곳에서 5년간 내리 일했다.
그가 본국으로 돌아가게 된 것은 스리랑카를 비롯해 동남아시아를 강타한 쓰나미 때문이다. 2004년 12월26일 리히터 규모 9.1의 초대형 지진과 함께 해안가 마을에 쓰나미가 덮쳐 당시 동남아에서 12개국 23만명이 사망했다. 스리랑카에서도 3만1천여명이 숨지고, 4천여명이 실종됐다.
가족 걱정에 그는 2005년 1월, 한국에 온 지 8년 만에 처음으로 본국으로 돌아갔지만 정작 집은 들르지 못했다. 쓰나미 피해자를 돕기 위해서 스리랑카에 왔기 때문이다.
그가 이같이 결심한 데엔 한국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김해성 목사의 영향이 컸다.
그는 김 목사가 성남외국인노동자의집을 운영할 당시 고국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주말마다 성남을 찾았고, 여기에서 자국 출신 노동자와 한국 상담원간 통역을 도와주며 김 목사와 인연을 맺었다.
김 목사가 의료진를 비롯한 자원봉사단을 이끌고 스리랑카에 간다고 했을 때 그도 본국에 돌아가 봉사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됐다고 한다.
그는 "한국인인 김 목사가 남의 나라인 스리랑카에까지 가서 봉사하는데 제가 같은 나라 출신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며 "공항에서 부모를 잠시 만난 뒤 당갈르 지역에서 가이드 겸 통역사로서 두달간 자원봉사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곳에서 친구의 여동생과 결혼하고 그해 12월 첫 딸을 얻었다. 여기에 정착할 요량으로 한국에서 일하면서 번 돈을 종자돈 삼아 선반ㆍ용접 기계 제조 공장을 차렸다.
종업원 5명을 뒀고, 수익이 나쁘지 않아 가족을 건사할 정도는 됐다. 그런 그가 다시 한국행 비행기를 타게 된 것은 김해성 목사의 전화를 받고서다.
그는 "김 목사가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일을 도와달라고 여러번 요청했다"며 "같은 나라에서 온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 다시 한국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공장을 막내 동생에게 맡기고 2006년 12월 홀로 한국에 돌아온 그는 지금까지 한국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에서 자국 출신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상담과 통역 일을 하고 있다. 그는 또 이 센터가 운영하는 이주민방송(MNTV)의 앵커로 한국에 있는 자국 동포들에게 이주민 관련 소식을 모국어로 전하고 있다.
그는 "외국인들을 위해 법이 생기고 정부에서 이런 센터를 만들고 있지만 임금체불이나 폭행 등이 여전하다"며 "또 피부색에 따라 미국인들은 우대하고 동남아 사람들은 낮게 보는 시선이 아직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동당국이 '자기 나라에서보다 월급 많이 받는데 무슨 불만이냐'는 인식이 있어 사업주 입장에서 일하는 경향이 있다"고 그간의 상담을 통해 느낀 소회를 밝히면서 "외국인노동자를 담당하는 곳에서는 외국인노동자가 하는 말을 예쁘게 들어봐야 한다"며 쓴소리를 했다.
그는 좀 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가능한 한 오랫동안 이곳에서 상담하고자 한다.
그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국에서 월급 제대로 받고, 본국에 돌아가 한국을 나쁘게 생각하지 말았으면 싶다"며 "한국인들도 피부색과 언어는 다르지만 다 같은 사람으로서 우리를 대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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