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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8-05-1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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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는 일회용품인가요 / 토르나 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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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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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소에서 띄운 이주노조위원장의 편지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죄가 있다면한국 와서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습니다합동단속에 또 얼마나 다치고 죽고 할까요?희망은 아직 있습니다
한국시민과 친구들의 연대가 있기에
존경하는 한국인, 그리고 이주노동자 여러분!
가난을 벗어나고자 아름다운 나라 한국에 왔습니다. 하지만 약자에게는 어디라도 차별과 착취가 있기에 힘든 한국 생활 하면서도 언젠가 코리안 드림 이룰 수 있을까 해서 여기저기 헤매다가 내 청춘을 다 바치고도 행복한 시간 없었습니다.
시간 지나갈수록 한국 사회가 변화되었지만 약자들의 억압과 차별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허리, 목 디스크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치료받지 못했습니다. ‘불법체류자’라는 신분을 악용해서 사기를 당했지만 법적으로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피해를 당했습니다. 그럼에도 더 큰 위기는 2004년 8월부터 시행됐던 고용허가제 때문에 회사에서 해고당했을 때입니다. 돈도 없고 일도 구하지 못했고 단속도 강화되고 어디도 갈 데가 없었습니다.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고 생각했고, 이주노동자들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선배들 따라 명동성당에서 농성을 시작했습니다. 단속 추방을 중단하라!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전면 합법화하라! 그것이 구호였습니다. 386일 동안 농성투쟁을 하면서 더 많이 한국 사회를 알게 되었고 훌륭한 한국의 선배님들 만나서 많이 배우고 선배님들의 결의를 이어받아 투쟁했습니다. 너무나 많은 여러 한국 시민들이 힘찬 연대를 해주시면서 힘을 많이 받았습니다. 2003년 이후 지금까지 이주노조를 위해 열심히 활동했습니다.
그러나 항상 이주노조를 탄압하는 법무부가 저를 가만 두지 않았습니다. 저 역시 2008년 5월2일 저녁 8시30분에 미국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참가하러 가다가 10명 넘는 서울 출입국 직원들에게 표적 단속을 당했습니다. 부위원장인 소부르까지 집에 있다가 연행되었고 지금은 힘든 하루하루를 청주외국인보호소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왜 우리를 잡아다 가두고 강제 출국시키려 할까요?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 23만명이 있는데 그 사람들을 전부 다 강제 단속하려는 것일까요? 대통령이 불법체류자를 제로로 만들라고 하니까 법무부는 5월1일부터 7월31일까지 합동으로 단속하는 것입니까? 정부가 합동 단속을 하면 또 얼마나 많은 우리 이주노동자 친구들이 다치고 죽고 할까요?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 죄가 있다면 꿈을 이루기 위해 한국에 와서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은 임금을 못 받거나 다치거나 맞아도 제대로 얘기하지 못합니다. 정부는 오래된 사람들 내쫓고 새로운 사람들 받아들여 싼 노동력만 쓰려고 합니다. 이주노동자는 사람이 아니고 기계인가요 아니면 일회용품인가요?
하지만 희망은 아직 있습니다. 많은 한국 시민들과 이주노동자들의 연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또 만나서 다시 힘차게 투쟁하고 함께 모두의 차별 철폐를 위해 더 긍정적으로 일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의 연대 없이는 쉽지 않은 일이기에 한국의 모든 사람들한테 호소하고 싶습니다.
겁쟁이는 무릎을 꿇는다고 합니다. 배신자가 배신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용감한 사람은 투쟁한다고 합니다. 이주노동자와 함께하는 바로 여러분들이 훌륭한 동지입니다. 여러분들이 이 글을 볼 때 제가 출국당하고 없을지도 모르지만, 항상 건강하시고 또 만나요.
토르나 림부/이주노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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