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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09-13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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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개교 한 돌 맞은 아시아공동체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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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개교 한 돌 맞은 아시아공동체학교
/진용성 생활과학부장
지난해 4월 한국계 혼혈인 미식축구 스타 하인스 워드가 방한했다. 그것을 계기로 혼혈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편견과 차별에 대한 반성과 시정의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워드가 한국을 떠나자마자 곧 사그라지고 말았다. 물론 일부 시정된 점도 있었지만 나라가 떠나갈 듯 호들갑을 떤 것과 비교하면 너무나 미미한 수준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작지만 의미있는 발걸음을 내디딘 사람들이 있었다. 전직 교사, 교수, 목사 등 7명으로 이뤄진 일단의 사람들이 코시안(한국인과 다른 아시아 이주여성이 결혼해 낳은 한국인 2세)만을 위한 초등교육 대안학교를 설립한 것이었다. 당시 한국은 이주노동자가 42만명에 달해 유엔으로부터 이민국가로 지정받은 상태였고 상주 외국인도 100만명에 이르러 다문화·다인종국가로 분류될 정도였다. 하지만 한국의 주류사회는 그것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그것을 외면함으로써 그로 인해 발생되는 문제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것이었다.
그중 하나가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교육문제였다. 특히 입학문제는 개선을 위한 의지도 개념도 없는 부분이었다. 싫으면 말고 식의 일방적 입학정책이 전부였다. 그렇다보니 한국학교 입학을 위한 사전 교육이나 그들을 제도적으로 보호할 장치가 전혀 없었다. 다문화가정 학생들은 당연히 말이 어눌해서 놀림을 받았고 피부색과 생김새가 달라 차별을 받았다. 결국은 많은 수의 학생들이 중도에서 탈락해 거리로 내몰렸다.
대안학교를 설립키로 뜻을 모은 이들은 바로 이 점에 집중했다. 우리 사회의 인종적 편견을 배제하고 열린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다문화자녀의 교육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사람은 모두가 존귀하며 나와의 다름을 다양성으로 인정하는 의식의 전환 없이는 이 문제 해결이 요원하다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마음만으로 학교를 설립할 수 없었다. 학생들을 가르칠 교실도, 교구재도 필요했고 각종 교육 프로그램 마련도 중요했다. 그래서 십시일반 경비를 갹출했다. 모자라는 부분은 백방으로 수소문해 협조를 받았다. 다행히 큰 덩치인 교사는 독지가의 도움을 받아 마련할 수 있었다. 물론 이해가 부족한 상대를 만났을 땐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적도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서로를 격려하면 어려움을 함께 이겨나갔다.
그런 노력의 결과가 2006년 9월 4일 첫 수업이란 결실로 나타났다. 중국, 러시아, 베트남, 네팔 출신의 어머니를 둔 다문화가정 자녀 11명이 수업에 참가했다. 새롭고 생소한 탓에 한동안 긴장감이 흘렀으나 곧 왁자지껄한 일반 교실의 평상시 모습으로 바뀌었다. 서로의 아픔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마음의 벽을 허무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렇게 시작된 수업은 30여명으로 늘어 1년 내내 웃음으로 채워졌다.
"지난 4일이 개교 1주년이었습니다. 외형상 달라진 것은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의 표정이 너무 밝아졌습니다. 더러 오시는 어머니들도 흡족해 하시고요…. 이런 부분이 보람이라면 보람입니다. 문제가 있다면 인가를 받는 부분인데, 연연하지 않을 것입니다. 보시다시피 시설은 좁고 열악한데 무작정 받을 수 없지 않겠습니까. 대신 후원이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조만간 '디딤돌'이라는 새 제도를 시행코자 하는데 교사를 채용할 인건비가 부족합니다. 디딤돌 제도는 재혼한 이주여성들이 데리고 온 중등 이상의 자녀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는 한국어 초급반입니다. 이들은 나이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한국말을 전혀 몰라 한국사회 적응에 굉장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입니다." 보수 없이, 교사와 운전기사로 1인3역을 담당하고 있는 이철호 교장과 박효석 상임이사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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