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배우자도 ‘범죄피해자구조금’ 혜택
유족구조금 등 최대 1,000만원까지 지급
중국동포 ㄱ씨(37)는 한국 국적의 여성과 결혼해 건설현장에서 일해 왔다. 그러던 어느 날 취객에게 아무 이유 없이 폭행을 당해 의식불명에 빠졌다가 회복됐지만, 신체에 심각한 장애가 생겼다. ㄱ씨 부부는 1,000만원에 이르는 병원비 부담뿐 아니라 생계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해자가 징역 2년을 선고받았는데 보상능력도 없고, 외국인이라 ‘범죄피해자 구조법’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ㄱ씨 같은 외국인 배우자에게도 ‘범죄피해자 구조금’을 받도록 확대된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양건·이하 권익위)는 범죄행위로 사망하거나 중장해를 입은 피해자가 가해자를 알 수 없거나, 가해자로부터 보상을 받지 못할 경우 국가에서 일정 한도의 구조금을 지급하는 ‘범죄피해자 구조금제도’의 혜택을 외국인 배우자에게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권익위는 외국인 배우자가 범죄피해를 입을 경우, 우리나라 국민인 가족에게 피해가 돌아오기 때문에 외국인 배우자도 범죄피해자 구조를 받도록 개선안을 마련, 법무부에 권고해 법무부가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익위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는 약 12만여명의 외국인 배우자를 포함한 다문화가족이 있다. 권익위 권고로 법무부가 관련 제도를 개선하면 그동안 차별받아 온 다문화가족이 앞으로 예기치 못한 범죄피해를 당하더라도 극단적인 경제적 어려움이나 가정이 해체되는 불행을 다소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제도가 개선되면 유족구조금은 1,000만원, 장해구조금은 1급(600만원), 2급(400만원), 3급(300만원)까지 지급받을 수 있게 된다.
권익위는 이번 외국인 배우자의 범죄피해자 구조금제도 적용과 관련된 제도개선 외에도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가족 등이 국내에서 겪는 불편을 개선할 수 있는 다양한 의견을 접수해 향후 관련 제도를 개선할 때 적극 반영할 예정이다. 제도개선담당관실 kyd0207@acrc.go.kr ☎02-360-6564.
구영일 기자
|
조회 : 8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