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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2-1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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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아시아 인권포럼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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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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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권센터(소장:허만호)는 2월 17일 고려대학교 국제관에서 ‘제 4회 아시아인권포럼’을 ‘아시아에서의 이주노동자의 기여와 현지인의 인식’이란 주제로 개최했다.
이번 인권포럼은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 동남아지역사무소(대표:호마윤 알리자데)와 국제노동기구 아시아태평양지역사무소(대표:야마모토 사치코), 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대표:김병기 국제대학원장 서리),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21세기평화연구소(소장:방형남)와 공동으로 주최하였다.
‘이주 노동자와 그 가족의 권리보호에 관한 국제협약’이 1990년에 제정되어 국제규범으로 제정된 지 올해로 18년이 지났고 2003년 7월 1일자로 공식 발효하였다.
2008년 12월 17일 현재 40개국이 비준하였으나 57만의 이주노동자가 거주하고 있는 한국은 아직 비준은 물론이고, 서명조차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많은 이주노동자들이 많은 기여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평가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제 4회 아시아인권포럼에서는 이주노동자들의 아시아 목적국에서의 경제적 기여와 사회적·문화적 영향을 조명해 보고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목적국 국민들의 인식을 비교해 보아 인식개선 방안을 모색하고자 자리를 마련하였다.
이번 논의를 위해 참석한 인사들 중에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의 지역인권보호메커니즘 설립을 위해 노력해 온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 동남아시아 지역사무소 호마윤 알리자데(Homayoun Alizadeh) 대표와 국제노동기구의 아시아태평양지역사무소 국제노동기준 전문가 팀 드 마이어(Tim de Meyer)씨가 참가하여 성공적인 이주노동정책의 사례와 목적국의 바람직한 정책에 대해서 논의하였다.
호마윤 알리자데(Homayoun Alizadeh) 대표는 기조연설에서 “이주노동자에 대해 논의할 때 사람들은 흔히 경제성장 수치를 가지고 논하면서도 이들이 경제 성장에 이바지하는 면은 너무나도 쉽게 잊곤 한다. 현재 대부분의 국가가 자국의 경제발전에 이주노동자가 유익한 영향을 끼치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서유럽처럼 이주노동자에 대한 법적 체계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는 국가들조차 이들이 사회 주류로서 활동하는 부분은 아직까지도 많은 제약을 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고 지적하였다.
그는 또한 “이주노동의 자유화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약 3,560억 달러의 복지 혜택을 누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경제적인 이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많은 이주노동자들은 그들에게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때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회적 이득을 인식하지 못하는 정부 때문에 인권이 침해되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호마윤 알리자데 대표는 “오늘날 이주 노동자들은 그들이 떠난 국가와 현재 거주하고 있는 국가를 모두 포함하여, 중요한 경제적 이득을 가져 온다. 그러나 이들은 때때로 사회 속에서 가장 취약한 집단이며 종종 다른 이들에게 물질적인 재화를 주기 위한 도구로 받아들여져 인권을 침해당하고 있다. 따라서 인권을 존중하는 것은 도덕적 의무일 뿐만 아니라 법적 의무라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였다.
그는 이주 노동자들의 인권을 중시하는 일은 이들의 기술력과 노동으로 인해 한 국가의 경제적 발전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그 안에서 사회적, 문화적 풍요로움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함을 인지해야 한다면서 이주노동자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인권에 대한 보호와 신장이 이주노동자에 대한 정책과 전략의 근본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포럼에서는 한국과 비슷하게 이주노동자들을 받아들이고 있는 일본과 대만에서 이주노동자들이 처한 현실과 이 나라들의 이주노동자 정책, 그리고 현지인의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인식 등이 한국사례와 비교되었다.
일본의 경우에 정부는 비숙련 노동력의 도입은 지양하고 전문 노동력의 도입은 적극 권장하는 정책을 취했는데 그 결과는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급증하고 비숙련 노동자인 연수생이나 기능실습생만 늘어가는 상황이다.
경제 선진국에서도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불법고용이나 열악한 노동조건, 강제귀국, 성희롱, 여권 압류, 직업선택의 자유 제약 등 그 이면에서 나타나고 있는 모습은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일본에서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서는 ‘이주노동자와 개인적 교류를 하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1%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와 흡사하게 근거 없이 범죄인의 이미지를 가지고 일부에 지나지 않는 특정 사건을 일반화시키기도 하며, 문제를 일으켰을 경우 관대한 태도도 보이지 않았다.
이주노동자들의 경제적 공헌을 인정하려 들지도 않아서 일본 사회 역시 새로운 사회로 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도시가 아닌 지방에서는 시민운동을 하는 사람도 적어서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인식이 악화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일본 역시 이미 다민족, 다문화 공생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력의 보충이 아닌 이주자 정책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으며 직장 뿐 아니라 지역의 일원으로 이주노동자문제를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편 베트남에서 노동력을 수입하는 대만에서는 ‘중개의 문제’ 와 ‘이주노동자 도주의 문제’가 풀어야할 큰 숙제이다. 이 문제들은 단지 탐욕스런 중개업자와 고용주 때문에 발생된 것이라기보다 양국의 정치경제적 요소, 대만정부의 이주노동자제도 및 고용주 담보제도가 연계되어 발생된 것이라 볼 수 있다.
또한 양국의 정치적, 경제적 상황도 노동자들의 착취를 심화시키고 있다. '노동수출'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인 베트남에서는 노동자들이 채용수수료 지불과 관련해 자신들의 경험을 다른 이들과 공유하도록 해야 된다. 따라서 이윤추구만을 목적으로 노동수출을 악용하는 사설 중개업자들의 각종 행태들을 외부에서 알 수 있도록 노출시켜야 할 것이다.
태국에서 이주노동자가 태국경제에 미친 영향은 수치상 대단하다. 캘리포니아 데이비스 대학의 필립 마틴 박사가 2007년 국제노동기구 방콕회의에서 발표한 ‘이주노동자들의 태국에 대한 기여도’라는 연구에 따르면, 태국인 이주노동자들의 연간 일인당 평균 수입을 1,125 달러(태국 바트화로 40,000바트, 1달러를 35바트로 계산)라고 계산했을 경우에 2005년에 180만 명의 태국인 이주노동자들이 벌어들이는 20억 미국달러(태국 바트화로 700억바트) 중에서 절반인 10억 달러를 태국에서 사용하면 이는 태국의 국내총생산에 20억 바트의 상승효과를 준다.
태국 노동부 통계 자료에 따르면 이주노동자의 생산능력은 2002년에는 국내총생산의 9%, 2007년에는 국내총생산의 5%나 차지하고 있다.
외국인 100만, 이주노동자 60만을 육박하고 있는 한국사회는 이주 노동자에 대해서 어떠한 인식을 갖고 있으며 어떤 태도를 보일까?
고려대학교 윤인진 교수와 BK 21 갈등사회교육연구단은 한국인의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1,200명을 대상으로 1:1 대면 면접조사를 실시하여 그 결과를 이번 포럼에서 발표했다. 또한 일본, 대만과 태국에서의 이주노동자 정책과 그들의 경제적, 사회 문화적 영향을 비교하여 좀 더 나은 이주노동자 정책을 모색해 보고자 했다.
지난해 12월 전국 성인 1,200명을 대상으로 한국인의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인식과 태도에 대하여 1:1 심층 면접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국인은 외국인 이주노동자와 공존(共存)할 수 있지만 공유는 안 된다는 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은 이주노동자에 대해서 대체로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관심 없다 39.4%, 보통이다 34.3%, 관심 있다 26.3%). 다행히 ‘이주노동자로 인해 취업이나 소득 면에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적었다(전혀 피해가 없다 24.75%, 별로 피해가 없다 44%).
그러나 이주노동자가 증가하는 것에 대해서는 외국인 사업가, 투자가, 유학생의 증가는 찬성하지만, 결혼이주여성과 새터민의 증가는 반대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리고 전문기술직과 선진국 출신의 이주노동자의 증가는 찬성하면서도 생산직과 개발도상국 출신 이주노동자의 증가는 반대하는 계급주의적인 태도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2006년부터 시작된 아시아인권포럼은 매 년 아시아지역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인권문제를 선정하여, 지역 협력의 틀 안에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 아시아 각국의 정부, 비정부기구, 국제기구 관계자들을 한 자리에 모으는 인권협력의 장으로서 역할을 해왔다.
지난 1, 2회 아시아인권포럼에서는 아동노동과 인신매매, 상업적 아동 성착취를 주제로, 3회에서는 아시아 이주아동의 인권보호를 위한 지역협력을 주제로 각각의 현황과 대책을 협의하였고, 참가자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네트워크를 통한 지역차원의 공동 대응이 절실하다는 것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 김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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