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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12-0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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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에 걸려온 '그들의 SOS' "고기잡이 배에서 때리면 도망도 못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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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에 걸려온 '그들의 SOS' "고기잡이 배에서 때리면 도망도 못가"
박시영 기자 joeys7@chosun.com
"가둬놓고 술접대 강요"… 1주일에 상담전화 1200통
지난달 30일 오후 1시 서울 가리봉동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인도네시아 출신 노동자 상담을 맡고 있는 무나와르(33)씨에게 한 통의 상담 전화가 걸려 왔다.
"새벽 5시부터 고기잡이 배를 타고 나가면 반장과 선원들이 자꾸 때려요. 말을 못 알아듣는다면서요. 바다 한가운데서 도망갈 곳도 없고 무서워요. 사장님한테 하소연을 해도 바뀌지가 않아요. 돈을 벌어야 해 돌아갈 수도 없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울산에서 어부로 일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인 소삐얀(29)씨가 울먹이며 말했다. 그는 1년 전 동료 베다위(29)씨와 함께 한국에 온 뒤 어부로 일하고 있다. 1년 넘게 이어진 구타로 베다위씨는 도주한 뒤 연락이 끊겼고, 그는 가족들에게 보낼 돈을 벌기 위해 구타를 견뎌내며 한달에 80만원을 벌고 있다고 했다.
상담원 무나와르씨는 "소삐얀씨처럼 처절하고 안타까운 사연들이 매일 20통 이상 걸려 온다"고 했다.
이날 기자가 현장을 지켜본 한 시간 동안 걸려온 상담 전화만 25통이 넘었다. 최의승 운영팀장은 "1주일에 1200통 정도의 상담 전화가 걸려 온다"고 말했다.
지원센터엔 필리핀·스리랑카·태국 등의 노동자들 상담 전화도 끊이지 않는다. 태국 출신 상카우씨는 "3개월치 임금 350만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 사장은 나를 때리면서 임금을 완불받았다는 서명을 하라고 요구했다"고 했고, 예술흥행 비자로 입국한 필리핀 출신의 한 여성은 "일을 시작하자마자 나를 방에 가둔 채 때리고 술 접대를 강요했다"고 호소했다.
경기도 안산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에 따르면 올 상반기 외국인 노동자들의 상담 사례는 모두 1만5128건이었다. 직장 이동(6084건), 임금 체불(5485건), 구타·생활 상담(986건), 산업재해(509건)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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