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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5-18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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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으로 끝난 코리안드림 유족 恨이나마 보듬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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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서광석 외국인상담소장… 숨진 이주노동자 추모제
17일 오전 강화도 전등사에서는 국내에서 숨진 이주 노동자를 기리는 추모제가 열렸다. 추모제에 참석하기 위해 멀리 몽골, 베트남 등에서 유족들이 한국을 방문했다.
추모제를 마련한 인천 외국인종합상담소 서광석 소장(49·사진)은 “국내 산업 현장에서 땀흘려 일하다가 유명을 달리한 외국인 노동자들과 남겨진 가족들을 위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인천 외국인종합상담소를 통해 유해가 고국으로 돌아간 사례만도 50여 건인데 이 가운데 11명의 위패가 전등사에 모셔졌다.
서 소장은 “국내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숨지면 내국인들에게는 쉽게 잊혀지지만 유족들에게는 죽음이 평생 씻지 못할 한으로 남는다”며 “가족이 안타깝게 죽은 것을 알면서도 여비가 없어 한국에 오지 못하고 유골만 비행기편으로 보내달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족들에게 한국은 아버지를, 혹은 남편을 빼앗은 나라로 기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모제가 열리기 전날인 16일에도 스물 한살의 젊은 몽골인 청년이 도금회사에서 일하다 가스 중독으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생때같은 아들의 사망 소식을 접한 어머니가 몽골에서 한달음에 달려왔지만 이미 아들은 눈을 감은 뒤였다.
서 소장은 “사고 후 응급조치만 빨랐어도 목숨만은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며 “억울한 일이지만 유족들이 이 사실을 안다고해도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가족의 죽음 때문에 밟은 한국 땅에서 일주일 동안 머물며 장례를 치르는 일이 유족들이 한국에 대한 유일한 추억이 되는 일만큼은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유족들은 고인이 숨진 사고 발생 지점을 찾아 넋을 기리고 미처 감사의 마음을 전하지 못했던 지인들과 회포를 푸는 시간도 가졌다.
서 소장은 “앞으로 1년에 서너 차례에 걸쳐 유족들을 한국에 초청하는 자리를 만들 계획”이라며 “추모제가 가족을 잃은 슬픔에 비통해 하는 유족들의 가슴을 달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 최보경·사진 김순철기자 cbk41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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