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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11-30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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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한국어린이 9명중 1명은 혼혈아' NY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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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창현 특파원 = 농촌총각들이 외국 여성과 결혼하는 '다문화가정'이 한국에서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가운데 2020년이면 한국의 아동 9명중 1명이 혼혈아가 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29일(현지시간) 전남영광의 한 병원의 사례를 들어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 한국의 저출산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는 동시에 전통적으로 혼혈인에 대한 차별의 극복이 새로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년전만 해도 출산률이 낮아 문을 닫을뻔 했던 영광종합병원은 요즘 신생아 울음소리로 요란하다. 이 병원에서는 요즘 한국의 남성과 베트남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여러나라 출신 여성사이에서 태어난 아기들이 크게 늘고 있다. 덕분에 간호사들은 분만시 산모에게 '힘주세요(Push)'를 4개국어로 할 줄 알아야 한다.
타임스는 농촌지역의 신부감 부족으로 한국에는 수십만명의 여성들이 브로커를 통해 시집을 오고 있다며 한국은 일본 등 다른 아시아 나라들에 비해 인종적 다양성에 대해 비교적 열린 사고를 갖고 있지만 '단일민족'에 대한 우월감으로 혼혈 아동들을 '코시안(Kosian)'으로 낮춰 부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영광의 이 병원은 올들어 태어난 132명의 아기중 3분의1이 다문화가정의 아기들이다. 한 수간호사는 "소중한 아기들의 탄생이 기쁘지만 조금 걱정은 된다. 우리 사회가 편견을 해소할 수 있어야 하기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은 지난해 12월 5만8007명에서 불과 5개월만엔 지난 5월 10만7689명으로 두배가까이 늘었다. 이는 전체 아동 1200만명 중 1%도 안되는 비중이지만 전체결혼의 11%를 차지하는 다문화가정의 비중을 고려하면 2020년에는 아동 9명 중 1명은 혼혈아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농촌의 경우 다문화가정 비중은 49%로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의 출산률은 가구당 1.22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따라서 이들이 노령화되는 한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되지만 동시에 이들의 미국과 유럽처럼 인종적 소수계들이 동화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명지대 이민학과 박화서 교수는 "현재의 저출산률로는 단일민족의 혈통을 유지할 수 없다. 쉽지는 않겠지만 다문화 가정을 포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은 초등학교 유급률이 15.4%로 전국 평균치의 22배에 달한다는데서도 잘 드러난다. 타임스는 무엇보다 큰 어려움은 한국어 실력이 부족한 외국엄마들이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만큼 가장 치열한 교육경쟁의 환경에서 자녀들을 제대로 도와주지 못하기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다문화가정의 53%가 소득수준이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시간당 4000원(3.5달러)이하의 수입을 올리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혼혈아동들에 가해지는 '왕따'현상이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얻어맞고 따돌림을 당하는 현상은 한국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증가하기 시작한 90년대부터 두드러지고 있다.
6년전 열여덟살 연상인 한국 남성과 결혼한 필리핀 여성 M씨(29)는 유치원을 다니는 다섯살 된 딸이 있다. M씨는 요즘 한자가 섞인 한국어 책을 무리없이 읽는 수준이 됐지만 딸이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되자 걱정을 하고 있다. 하지만 "내 얼굴을 보지 않으면 우리 딸을 혼혈아로 생각할 사람들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정부는 다문화가정을 돕기 위해 3년전부터 한국어교육과 직업교육 등 다문화가정 119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인구 5만7000여명의 영광에 있는 지원센터에서도 중국과 태국 필리핀 출신 여성들이 아이들을 직원들에 맡긴 가운데 컴퓨터 교육과 재봉기술 등을 익히고 있다.
필리핀 출신인 C 씨(33)는 "한국의 교육시스템이 필리핀 보다는 훨씬 좋기때문에 이곳에 있는게 좋지만 여섯살짜리 아들은 따돌림 당할 것이 두려워 나보고 한국말만 하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그녀는 "한국인들은 나때문에 아이가 무시당할 것이라고 말한다"고 씁쓸히 말했다.
rob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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