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노동자와 다문화가족의 대부 김봉구 목사
「다문화 국가로 가는 길」 출간 … 시대 문제, 해법 제시
김봉구 목사는 대전과 인접 지역의 외국인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다문화 자녀 등에게 대부(代父)로 통하는 인물이다. 그의 본업은 살림교회를 이끄는 목사지만, 외국인노동자센터를 이끄는 센터장으로 더 알려져 있다.
김 목사는 2002년 목회 활동을 시작할 무렵부터 이 땅에 거주하는 모든 외국인에 방점을 두고 그들의 대부 노릇을 했다. 그가 관심을 두는 외국인은 노동자와 유학생부터 시작해 난민까지 포함한다.
그가 처음 외국인 문제에 관심을 둘 때 이 땅에 외국인 수는 50만 명 안팎이었지만, 지금은 250만 명을 넘어섰다. 앞으로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는 500만 명을 넘어설 거로 그는 내다보고 있다.
외국인들과 동고동락하는 김 목사는 지금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인 저출생과 지역소멸의 동시 해법을 외국인에게서 찾고 있다. 그의 주장과 논리는 설득력이 있다.
“전문가 집단의 말을 믿고 지난 20년 동안 무려 400조 원이라는 돈을 쏟아부었지만, 인구감소 문제와 지역소멸 문제 어느 것 하나 해결한 것이 없습니다. 저는 그 답을 외국인에게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그들을 포용해 우리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김 목사는 다수의 국민은 물론이고, 정책 입안자까지 단일민족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이민정책에 대해 대단히 회의적이란 사실에서 문제점을 찾는다. 한국은 전체 인구의 5%가 외국인이지만, 서유럽 국가 상당수는 20~30%를 차지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미 750만 명의 한국인이 외국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외국으로 이민 가도 되고, 다른 나라 사람은 우리나라에 이민 오면 안 된다는 생각은 모순입니다. 그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인구문제와 지역소멸 문제의 해법은 없다고 봅니다.”
한 마디로 외국인의 이민을 적극 받아들여 그들을 이 나라의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그들과 어울려 함께 살고자 할 때, 우리가 안고 있는 갖가지 사회문제가 동시에 해결될 거라고 그는 믿고 있다. 결국 한국도 다민족, 다문화 국가로 가야 한다는 게 김 목사의 주장이다.
이민국가에서 답을 찾자는 주장이 실린 김봉구 목사의 신간
김 목사는 이런 자기 생각을 정리해 책으로 엮었다. 2015년 출간한 ‘다문화 현장 이야기’와 2023년 출간한 ‘대한민국 다문화정책 어젠다’에 이은 3번째 출간이다. 그가 지은 3권의 책은 맥락을 같이하고, 주장이 일관된다.
김 목사는 지난 연말부터 집필을 준비했다. 그러던 중 3월 말경 대형 교통사고를 당해 한쪽 발뒤꿈치가 모두 손실되는 큰 사고를 당했다. 7개월째 병원 신세를 지고 있고, 앞으로 수개월 더 병원에 있어야 할 처지다.
김 목사는 병원에 있는 동안 3번째 저서의 집필에 몰두했다. 그는 줄기차게 대한민국이 이민 국가로 변신해야 한다는 주장을 논리적으로 정리했다. 단순히 자기 생각만 주장하기보다는 경험과 데이터를 제시하며 타당성을 확보했다. 그래서 읽으면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게 된다.
그는 마지막으로 기자에게 한 마디를 덧붙인다.
“내국인과 외국인의 구분이 불필요한 시대가 됐습니다. 모두 그걸 인정해야 합니다. 피부색이 다르고, 먹는 음식이 다르고, 종교가 달라도 같은 우리 주민이란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외국인 500만 명 시대는 곧 다가올 현실입니다.”
▲문예춘추사 ▲192쪽 ▲1만 7000원 ▲2024년 10월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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