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탄진의 한 공단에서 일하고 있는 네팔청년 뚜띠(26)는 힘겨운 일상을 보내다 일요일이 되면 어김없이 중구 은행동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고단한 타국생활의 외로움과 피곤함을 달래주는 단비같은 곳, 대전이주외국인종합복지관(관장 김봉구)에 가기 위해서다.
"저는 외국인 복지관에 매주 찾아옵니다. 이곳에서 한국어도 배우고, 저와 처지가 비슷한 친구들도 만나면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랩니다. 가장 좋은 점은 복지관내에 있는 무료진료소에 들러 물리치료도 받고 약도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곳 선생님들 모두가 너무 친절하고 고맙습니다."
의료 사각지대에 놓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무료진료를 펼치고 있는 외국인노동자 무료진료센터, 이곳은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을 찾은 외국인노동자들의 몸은 물론 마음까지 달래주는 쉼터이자 사랑방이 되고 있다. 글 김기숙 기자
250명 의료진 자원봉사 참여, 만 6년째 인술 베풀어
지난 2005년 1월 문을 연 외국인노동자 무료진료센터는 올해로 만 6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양방, 한방, 치과 진료 분야에 의사와 간호사, 약사 등 250여명의 의료진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으며, 운영에 필요한 의약품과 의료장비 등도 모두 기업이나 시민들의 후원을 통해 제공도고 있다. 그간 이곳에서 진료를 받은 이들은 네팔, 몽골, 방글라데시, 우즈베키스탄 등 20여개국에서 온 외국인노동자들로 그 수가 수천여명에 달한다. 예산과 의료장비 부족에 허덕이면서도 묵묵히 진료봉사 활동을 펼쳐온 공을 인정받아 외교통상부와 보건복지부, 대전광역시 등 많은 단체에서 표창을 받기도 했다.
무료진료센터가 문을 열 당시만 해도 불법체류노동자들을 위한 진료가 대다수였다. 의료보험혜택을 받을 수 없고 높은 진료비를 부담할 수도 없어, 아파도 병원을 찾을 수 없었던 외국인 노동자들의 딱한 사정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이 소식을 접한 의료인들이 하나 둘 힘을 보내면서 오늘의 무료진료센터가 탄생되었다. 센터의 창단멤버인 신현정(유성구 보건소장) 소장은 "예전에 비해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무리한 노동에 시달리는 외국인노동자들이 많다"며 "큰 병은 2차 진료소로 연결해 주고 이곳에서는 일차적인 진료만 이루어지지만 그래도 만족해하고 기뻐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단순노동이 많은 근로자들이다보니 가장 흔한 질환이 근골격계 통증과 스트레스로 인한 소화불량이다. 침, 뜸 등을 통해 근육을 푸는 치료와 진통제, 소화제 등의 의약품 처방이 진료의 주를 이루고 있다. 큰 부상이나 질병에 걸려 이곳 무료진료소에서 치료할 수 없는 환자가 찾아오는 경우에는 의료협약을 맺은 2~3차 진료기관에 연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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