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8일 "세계 이주민의 날"을 맞으며
12월 18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이주민의 날”이다.
2000년 12월 전 세계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권리·자유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제정한 날로 올해는 21번째 맞는 '세계 이주민의 날'이다.
현재 한국 사회에는 140만명의 이주민이 내국인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들 중 70만명의 외국인노동자들은 내국인들이 기피하는 3D업종에 종사하며 산업역군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나 장시간 근무와 각종 직업병, 산업재해, 임금체불 등의 인권 침해를 당하고 있다.
임금체불의 경우 지난해 고용노동부에 진정이 접수된 9100여명의 외국인노동자가 3800여개 사업장에서 체불임금액이 217억원이고 이중에 약 30%는 해결되지 않았다.
30만명에 이르는 결혼이주여성들의 경우에는 다문화가정을 이루고 2세들을 양육하며 저출산, 고령화사회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으나 여전히 가난한 나라에서 시집 온 여성들이라는 차별과 편견으로 2중 3중의 고통을 받고 있다.
지난 10월 귀화한 우즈베키스탄 출신 여성이 부산 목욕탕에서 피부색이 다른다는 이유로 입욕을 거부당한 사건을 보더라도 우리사회에서 이주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또한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화의 다문화정책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는 ‘성숙한 다문화’가 아닌 일방통행적인 한국화, 통합화, 동일화가 다문화라는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
우선 정부는 이주민들의 인권침해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고, 부득불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는 이주민들의 고충을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하고 가해자는 엄벌에 처함으로 인권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받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동화주의 일변도로 진행하고 있는 정부의 이주민 정책을 중지하고 진정한 다문화를 구현하는 것이 이주민 500만 시대를 미리 준비하는 지혜이다.
정부는 중장기적인 이주민 정책과 다문화사회 로드맵을 수립하고 이러한 정책 결정과정에 이주민들과 현장,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이것은 장기적으로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는 일이기도하다.
140만 이주민들의 인권, 사회권, 건강권, 행복권, 교육권 수준을 높이는 것이 진정한 국격을 높이는 길임을 21회 세계 이주민의 날을 맞으며 고한다.
2011년 12월 18일
대전 이주외국인 종합복지관장 김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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