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의 달에 6,25 참전국 터키의 한국공원을 방문 한 소회

김봉구 관장(대전이주외국인종합복지관)

 1950년 6,25 전쟁 당시 16개 국가가 한국전에 참여했다.
그중 아시아에 속한 나라는 터키가 15,000명, 필리핀 7,500명, 태국 6,400명이다.
필자가 얼마전 터키여행을 다녀오면서 터키 수도 앙카라에 있는 한국공원에 들렸다. 한국공원은 한국전에 참여한 터키 군인 전몰자 740여명을 기리기 위해 한국이 헌납한 공원으로 양국 국기와 석가탑을 본 뜬 4층 석탑이 있고, 석탑 안에는 한국에 있는 터키 장병들 묘의 흙을 모아 안치해 놓았다.
 우리가 6,25 동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때 혈맹으로 도와준 참전 용사들을 생각하니 불과 62년 전 일인데 우린 너무 과거를 쉽게 잊고 사는게 아닌가? 청춘을 아무 연고도 없는 이역만리 타국 한국전쟁에서 한줌의 흙으로 돌아간 이들의 은혜에 우리는 보은하고 있는가?
 한국정부는 필리핀, 태국정부 등과 외국인력 고용허가제 MOU를 체결하고 해마다 국내 중소제조업과 농축산어업에 필요한 외국인력을 수급받아 이들은 외국인노동자로 한국에서 일하고 있다. 이들의 외화벌이는 우리가 6-70년대 독일 광부, 간호원을 파견해 외화벌이를 통해 한강의 기적을 이뤘던 것처럼 필리핀과 태국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아쉬운 점은 MOU 체결국가에 터키는 빠져 있다는 점이다. 참여정부때 제정된 고용허가제 이전에는 터키 출신 이주노동자들이 있었다. 그러나 터키와 고용허가제 MOU를 체결하지 않아 현재는 터키 노동자들을 볼수 없다. 터키 GNP는 우리 절반 수준인 1만불 정도다. 6,25전쟁 참전국였던 터키에 우리정부가 앙카라에 한국공원을 헌납하는 정도로 그 은혜를 다 갚았다 말할수 없을 것이다. 한국에 필요한 외국인력은 아직도 부족해 중소제조업체의 만성적인 인력난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족한 외국인력 중 혈맹국인 터키와 외국인력 MOU를 체결하고 인력 수급을 받는다면 서로가 좋은 일인데 왜 실행되지 않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원수는 물에 은혜는 돌에 새기라”는 격언이 있다.
우리는 6,25 참전국였던 혈맹국가의 은혜를 돌에 새기고 있는지 돌아봐야한다.
지금의 한국을 우리 스스로의 노력으로만 이뤘다 말할 수 없고, 16개 국가 참전용사들이 목숨 바쳐 지켜 온 엄연한 역사가 있다.
 또한 필리핀, 태국 등 우리가 은혜를 입은 과거가 있는 국가에서 온 외국인노동자들을 가난한 나라에서 왔다고 차별하고, 학대하고 인권탄압하는 것은 은혜를 원수로 갚는 일로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인데 아직도 존재하는 것은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혈맹국 출신 이주노동자들을 차별하는 것은 62년 전 한국동난의 비극보다 더 큰 우리의 비극임을 자성하며 이들의 숭고한 희생 앞에 고개 숙여 참회하며 용서를 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