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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5-12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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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여성 자격증 획득 별 따기만큼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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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2,121  추천 : 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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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우즈벡 출신 엘레나 ‘시험 분투기’
ㆍ언어장벽·비용 부담… 미용사 11번 만에 합격
“다시 이 힘든 과정을 시작하려니 앞이 캄캄하네요. 이용사 자격증은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 이주여성인 엘레나(34·대전 서구 괴정동)는 최근 실시된 이용사 자격시험의 필기시험에서 낙방한 뒤 자격증 취득 포기를 다짐했다. 100점 만점에 60점만 넘으면 합격하는 필기시험에서 58점을 받았다. 밤낮으로 공부를 했지만 언어의 벽을 뛰어넘지 못했다. 그는 “한국어만 잘할 수 있어도 풀 수 있는 문제가 몇 개 있었다”며 “분하지만 더 공부할 형편이 안 되니 포기하려 한다”고 말했다.
엘레나가 미용학원에서 딸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엘리나는 학원에 갈 때마다 딸을 데리고 다녔다. 대전이주여성인권센터 제공
한국에서의 결혼생활이 8년째로 접어든 엘레나. 집안 형편상 체계적으로 한국어 공부를 할 수 없다. 100만원 정도 되는 남편의 수입으로 아들(8)과 딸(4)을 키우기도 벅차다. 그는 “학원비와 각종 재료비 등을 마련하기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엘레나는 이미 자격증 취득이 얼마나 힘든지를 잘 알고 있다. 지난 2월 이주여성들에게는 ‘사법고시보다 더 힘든’ 미용사 자격시험을 치렀고, 합격했기 때문이다. 2007년 9월 미용사 자격증 도전에 나선 엘레나는 필기시험 3차례, 실기시험은 7차례나 떨어진 뒤 결국 자격증을 손에 쥐었다. 가정 형편상 딸을 어린이집에 보낼 수 없어 학원 등에 데리고 다니며 어렵게 공부하고 기술을 배운 끝에 얻은 결실이다. 그는 “미용사 자격 도전 때는 주변 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큰 부담이 없었다”며 “그러나 새로운 자격증에 도전하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들고 돈이 많이 드는 것인지 잘 알기 때문에 이용사 자격은 포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엘레나와 함께 미용사 자격증에 도전했던 다른 이주여성 7명은 이미 지난해 중도에 포기했다. 이들은 대전이주여성인권센터 등의 도움을 받아 “자격증을 따 당당하게 일을 하겠다”고 나섰지만 언어 장벽과 경제적 부담을 이기지 못한 것이다.
태국 출신 이주여성 프라이파(37)는 “미용실에서 일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미용사 자격증에 도전을 했으나 시험 문제를 이해하는 것조차 힘들었다”며 “학원비 부담도 만만치 않아 시험에 응시도 해보지 못하고 포기했다”고 말했다.
대전이주여성인권센터 김애진 부장은 “이주여성들이 취직이나 개업 등에 필요한 자격증을 취득, 자립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야 한다”며 “자격증을 원하는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한국어 강좌를 더 많이 개설하고 수강료의 일부 또는 전부를 지원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 |윤희일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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