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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5-19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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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생방송 대전' - '진정한 다문화사회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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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1,909  추천 : 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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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전 제1 RADIO 생방송 대전입니다 (AM 882 / FM 94.7)
- 방 송 일 : 2009년 5월 19일 (화) 오후 3:30-40
- 내 용 : 김준구 정책부장 전화인터뷰
1. 내일이 세계인의 날이라고 전해드렸는데, 세계인의 날이 어떤 날인지, 제정 배경과 의미에 대해서 먼저 말씀을 해주시죠.
이제 한국은 체류외국인이 120만을 넘어 다인종,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는 가운데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07년 5월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을 제정하고 유엔이 정한 ‘세계 문화 다양성의 날(5.21)’을 참고하여 매년 5월 20일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하고 그 이름을 ‘세계인의 날’로 정하였습니다. 세계인의 날은 다양한 인종, 문화의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사회환경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제정됐습니다.
2. 대전 외노센터에서 세계인의 날을 맞아서 성명서를 내셨는데요, 성명배경과 내용, 간략하게 소개를 해주실까요.
한국은 이제 막 다인종, 다민족 사회에 들어서는 단계에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부나 사회가 ‘기본법’은 제정이 되었지만, 새로운 사회에 대한 온전한 준비가 되어있지 못합니다. 외국인에 관련한 정책을 전담하는 ‘외국인청’과 같은 주무부서도 아직까지는 없습니다. 관련 정부부처 간에도 원활한 소통이나 통일된 정책, 예산 집행이 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세계인의 날 행사도 일회성행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거주외국인들이 한국사회에 조기정착 할 수 있는 중장기적인 정책과 예산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공유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사회에 만연해 있는 인종차별을 개선 할 수 있는 공교육과 다양한 홍보, 이주노동자, 결혼이민자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고충을 해결해 주는 섬세함과 다인종, 다민족, 다문화 사회 구현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실효성 있는 민관협력을 요청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3. 아직까지 우리사회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다문화 사회가 동화적이다..이렇게 표현을 하셨던데요, 본질적으로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이런 뜻으로 풀이되는데, 어떤 의미인지 설명을 좀 해주시죠.
요즘 우리사회에는 ‘다문화’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다문화’는 결혼이주여성들에게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그것도 제대로 된 ‘다문화주의’가 아닌 ‘동화주의’에 입각한 정책 일변도입니다. 한국사회의 필요에 의해 아시아의 여성들을 한국의 아내로 맞이하였지만, 그들의 인격과 문화를 존중하고 공존하여, 우리사회가 더 풍성하고 다양한 문화를 가진 사회를 만들어 가자는 게 아니라, 단지 한국의 아내로 만들어 나가려는 식을 말합니다. 진정한 ‘다문화사회’란 말 그래도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면서 또 그 안에서 변형하여 새로운 문화가 생성되는 그런 사회를 말하는 것입니다.
4. 이주 외국인에 대한 정책, 지원제도가 추진되고 있지만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외국인 지원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선 어떻게 보시는지요.
거주외국인 인적 구성을 보면 120만 명 중 50% 정도가 외국인노동자들 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거주외국인 지원정책과 예산은 대부분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동화주의정책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반면 외국인노동자들에 대한 처우개선은 오랫동안 제자리걸음 상태입니다. 제대로 된 다문화사회가 되려면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다양한 지원정책과 예산수립이 요구됩니다.
또한, 세계인의 날을 맞아 전국적으로 지자체가 주최하는 축제와 행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인노동자를 비롯한 소외된 외국인에게 대한 정책은 이게 전부인 경우가 태반입니다. 이 같은 일회성 행사로 그친다면 결코 그들의 처우가 향상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5.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지역의 중소영세기업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되는데 더불어 외국인 노동자들의 실직과 임금체불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구요. 어떤 실정인가요?
세계경제의 불황과 맞물려 지역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지다보니 이와 같은 현상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외국인노동자들의 취업문제를 상담하면서 가장 심각하게 느끼는 것은 대전지역에도 일자리가 급감했다는 것입니다. 외국인노동자들이 실직을 하고 사업장을 이동하기 위해서는 실직 후 2개월 안에 ‘노동부 고용지원센터’를 통해서만 구직활동을 하게 되어 제도화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고용지원센터를 매일 찾아가도 도무지 일자리를 구할 수가 없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2개월 안에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는 조항 때문에 ‘불법체류자’는 증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일자리가 줄어드는 현상은 같은 반비례로 임금체불사례도 늘어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6. 세계인의 날이 제정됐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사회가 외국인과 다문화에 대한 인식개선과 홍보가 요구되기 때문인데요, 진정한 다문화 사회란 어떤 모습일까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진정한 세계화, 다문화란 다양한 문화가 함께 공존하면서 더 다양하고 더 좋은 문화들이 생산되는 것을 말합니다. 이제 더 이상 한국사회도 단일민족, 단일문화 사회로 남아있는 것을 고집할 수 없는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이주외국인들을 한국사회와 문화에 길들여 보자는 ‘동화주의’는 지양해야 합니다. 이제는 다른 인종, 민족, 문화에 대해 좀 더 열려있는 자세로 배워보자, 친구가 되어보자는 자세로 전향해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세계화 시대에 국제경쟁력을 확보하는 중장기적인 방향이 될 것입니다.
7. 마지막으로 앞으로 외국인 정책에 요구되는 내용, 정책방향에 대해서 말씀을 해주시죠.
유념할 것은 거주외국인에 대한 정책과 프로그램의 기조가 한국인 만들기의 ‘동화주의’에서 진정한 세계인과 어우러지는 ‘다문화주의’로 변경되어야 한다. 말로만 ‘다문화’가 아니라 진정한 ‘다문화사회’를 위해 처음부터 다시 개념정리부터 시작해야 하며, 일회성 행사위주의 ‘세계인의 날’이 아니라, 1년 365일 이주노동자, 결혼이민자 등 거주외국인들이 국적, 인종, 종교로 인한 차별과 편견 없는 평등한 사회에서 살 수 있도록 정부와 사회, 우리 모두가 변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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